[Oh!쎈 초점] 논란↑·평가↓·관객수↗..아이러니컬한 '군함도'의 흥행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7.29 00: 00

영화 ‘군함도’는 개봉 전부터 천만 영화라는 기대를 받으며 출발한 기대작이다. 개봉 당일 아침 70.6%(영진위 제공·이하 동일)에 달하는 예매율로 기함을 치게 하더니 개봉 첫날 97만 1562명, 개봉 둘째 날 155만 2269명을 동원했다. 3일차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흥행작 ‘명량’과 같은 속도를 보이고 있다.
불붙은 인기만큼 ‘군함도’는 개봉 첫날부터 2027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는 사실에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2천 개가 넘는 스크린을 장악해 일부 예비 관객들의 불편한 시선을 받게 된 것. 배급사와 멀티플렉스 측은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 등을 고려해서 스크린을 배정한다고 밝혔다. 사실 ‘군함도’는 최근 한 달 안에 개봉한 영화 중 예매율이 가장 높았기 때문에 많은 스크린 수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멀티플렉스들은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에 많은 스크린 수를 배정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스크린 독점으로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해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실 스크린 독점 문제는 한 해 두 해 반복된 문제는 아니다. 한국 영화든 외화든 블록버스터 작품에는, 타 작품과 비교해, 개봉 초반에 스크린 수를 더 많이 배당해왔기 때문. 물론 반드시 해결해야할 고질적인 문제이긴 하다.

이같은 논란에 관객들이 외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날이 갈수록 ‘군함도’의 관객수는 늘어나고 있다. 개봉 3일차에 200만을 돌파했다는 것은 류승완 감독의 복귀작이라는 점과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등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를 극장에서 보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다.
그러다 개봉 3일 차인 28일에는 때 아닌 역사논란에 휩싸였다. 극 초반 하시마 섬에 강제로 끌려온 조선인들이 겪는 고초가 세밀하게 묘사됐지만 일제의 탄압과 강제 징용자들의 참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이다.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은 여러 차례 영화의 시간적·공간적 배경은 사실이고 인물과 사건은 가짜임을 밝혀왔다. 논란이 점차 커지자 류 감독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군함도’는 실제 있었던 역사를 모티프로 해 만들어진 창작물이라고 제가 얘기한 바 있지만 일본은 저의 이 발언 중 ‘실제 역사를 모티프로 했다’는 부분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창작물’이라는 워딩만 왜곡해 편의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일본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을 접하면서, 일본은 아직도 그들이 저지른 전쟁 범죄와 청산되지 않은 어두운 역사를 마주할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아 너무나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함도’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증언과 자료집을 참고했다. 수많은 증언집과 자료집이 무엇인지는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도 자세히 넣어 뒀다”고 명시했다. 류 감독은 “제가 취재한 사실을 기반으로 당시 조선인 강제징용의 참상과 일제의 만행, 일제에 기생했던 친일파들의 반인륜적인 행위를 다루고자 했다”고 추가 설명했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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