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를 향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을 어떻게 봐야할까.
'군함도'는 26일 개봉 직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군함도'가 당시의 상황을 심각하게 왜곡했다거나 변질했다는 주장이 그것. 미리 말하자면 '군함도'는 1945년 일제강점기 하시마 섬을 배경으로 한, 조선인을 강제징용한 역사적 사실과 그들의 탈출이라는 허구적 이야기가 합쳐진 팩션이다.
'군함도'가 역사를 왜곡했다는 반응이 물밀듯 이어지자 tvN 프리미엄 특강쇼 '어쩌다 어른' 등에 출연하기도 했던 역사가 심용환은 자신의 SNS에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심 작가는 기본적으로 '군함도'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하더라도 허구적 요소가 가미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예민하게 작용되는 잣대를 꼬집었다.
심 작가는 "영화 초반부에 나온 강제징용의 실상은 우리 영화 역사에서 처음, 그리고 비교적 잘 묘사가 되었어요. 아무것도 아닌듯 스쳐지나 가는 장면 하나하나에 고증적 요소가 들어있는데 이 부분을 캐치하는 영화 기사 하나 보기 힘들더군요"라고 '군함도'가 일부의 시각과는 다르게 고증에 힘쓴 영화라고 전했다.
선대금 형식으로 징용자들에게 이동경비를 부담하게 하는 것부터 소지섭이 젖은 다다밋장 들면서 화내는 모습 같은 것들은 모두 정확한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 덧붙여 위안부 이야기를 다뤄 화제를 모았던 '귀향'보다는 강제동원의 현실은 '군함도'가 훨씬 역사적으로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으로는 앞서 '암살'이나 '밀정' 같은 영화가 있었다. 관객들이 호평을 보낸 이 시대극들 역시 허구적 요소를 가미한 영화들이다. 사실 이들과 비교했을 때 '군함도'는 역사적 고증도 대체적으로 잘 해낸 상업영화다. 류승완 감독은 또한 매끈한 장르물을 잘 만드는 대표 감독이다. 류 감독은 최근 일본 내 '군함도'가 허구로만 이뤄진 창작물이란 보도에 분노하며 성실하고 철저한 고증이 이뤄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군함도'에 유독 예민한 것일까. 여기에는 어느 정도 '군함도'를 둘러싼 외부적 요소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다.
일단 CJ표 대형 사이즈 영화라는 점이 그렇다. 여름 시장 '천만 그 이상'을 목표로 내놓은 CJ표 블록버스터는 어느 정도 안정된 재미와 작품성을 보장하는 작품임이 분명하지만 일부 관객들에게는 반발심을 갖게 만드는 요소가 있는데, 대부분 독과점 논란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언제나 영화계 안팎의 예민한 사안지만, 해가 지나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점이 비판을 더욱 거세게 만든다.
실제로 '군함도'는 97만 872명(영진위)의 관객을 모으며 한국 영화 역대급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는데, 가히 놀랄만한 수치이긴 하나 스크린 수를 놓고 봤을 때 이에 합당한 성적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스크린 수가 무려 2027개였던 것. 이는 종전 '캡틴 아메리카:시빌워'(2016년)의 1991개 기록을 깬 최고 기록이자 최초 2000개 돌파다.
독립영화를 주로 만드는 민병훈 감독은 SNS에 군함도의 스크린수에 대해 "독과점을 넘어 이건 광기"라며 "일말의 양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거친 표현을 쏟아냈다. 이런 주변 상황들이 '군함도'의 관람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물론 '군함도'가 재미 면에서 단점이 없는 완벽한 작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못된 잣대를 들이대며 '왜곡된 작품'이라고 왜곡시키는 것도 지양해야 할 부분인 것은 확실하다. 분명한 것은 '군함도'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상업영화라 점이다. /nyc@osen.co.kr
[사진] '군함도'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