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0720, 고수들의 흐뭇한 공감노래 만들기 ‘ㅇㄱㄹㅇ?’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7.07.27 15: 09

강호에는 정말 숨은 고수가 많다. 어제(26일) 만난 3인 프로듀서팀 ‘0720’이 딱 그랬다. 에니악, 임동현, 이세환, 이들이 그제(25일) 낸 싱글 ‘우산, 같이’ 발매에 맞춘 인터뷰였는데, 정작 오늘(27일) 아침 기자는 일렉트로닉 듀오 카세트 슈왈제네거(Cassette Schwarzenegger)가 2012년에 낸 정규앨범 ‘Gym with You’를 열심히 듣고 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서 ‘StardonE’의 뮤직비디오를 주루룩 감상하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0720 퍼즐 맞추기, 스타트!
에니악은 스타던이고 에디 볼케이노다

먼저 팀의 맏형 에니악(eniac). 본인의 자기소개를 그대로 옮겨보면 이렇다.
1. “79년생이고 에니악으로 데뷔한 것은 2006년 드라마 ‘소울메이트’ OST를 통해서다. 작곡가로는 훨씬 그 전에 데뷔했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잘 쳤다. 전국 콩쿨에서 1등까지 했었으니까. 피아노학원 원장 선생님이 ‘너는 음고를 가야 한다’며 공짜로 피아노를 가르쳐주시기도 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해 별 생각이 없어 그냥 인문고를 갔고 스쿨밴드를 했다. 휘문고 한티가요제에서 신화의 김동완 팀과 맞붙어 그 팀이 1등, 우리팀이 2등을 했다. 다른 팀 친구가 ‘너, 음악 잘 한다’며 같이 교류하자고 했고, 그때부터 취미 삼아 486 컴퓨터로 작곡을 하기 시작했다.”
2. “음대에 간 그 친구가 어느날 전화를 했다. ‘소속사 사장님이 너 천재래. 지금 전람회 스타일로 남자 2인조 밴드를 만들려고 하는데 와달래. 와라.’ 낮에는 학교를 다니고 밤에는 그곳에 출근해서 1집까지 만들고 뮤비까지 찍었는데 98년 IMF가 터지면서 회사가 망해 음반을 못냈다. 이후 여러 팀을 거치면서 활동하다 ‘옥토끼’(Oktokki)라는 레이블을 만들어 카세트 슈왈제네거 팀을 기획했다. 앨범은 만들었지만 월세 낼 돈도 없던 때였는데 마침 에반스뮤직의 홍세존 대표님이 ‘내가 제작해보겠다’고 해서 음반이 나오게 됐다.”
3. “대중음악을 하게 된 것은 하도 벌이가 시원찮고 빚도 3000만원 정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저기 알아보던 터에 평소 존경하고 좋아하던 이현도가 갑자기 ‘나랑 팀 해보자’고 하셨다. 이현도 믹싱 스튜디오 엔지니어가 내 친구였는데, 이현도가 ’옥토끼’ 음악을 들어보고는 ‘얘, 누구야?’라고 했단다. 그래서 결성한 프로듀서팀이 ‘Team Document’다. 올 3월까지 활동하다가 그만두고 새로 결성한 팀이 지금의 0720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 에니악 활동
- 2006년 12월 ‘소울메이트’ OST로 데뷔 = I Miss You, I Love You
- 2009년 3월 EP ‘LOVE’ = Milkway, Paradise Kiss, I Love You, I’m Sorry, I Miss You, Sunday Afternoon
- 2011년 4월 EP ‘소년은 달린다’ = 소년은 달린다, 좋았어, 잊혀진 계절의 노래, 어느 봄 너에게, 눈사람, 그 겨울 이야기
- 2011년 12월 싱글 ‘Love Again’ = Love Again, 그날의 우린
- 2015년 2월 EP ‘밤의 멜로디’ = 너를 기억해, 그날 밤, 괜찮지 않을까, I Need You, 네가 여자친구라서, 밤의 멜로디
# 스타던 활동
- 2010년 유튜브에서만 공개 = Love Fighter, Space Romance, Smashing Pumkins 1979(StardonE remix), Daft Punk Something about us(StardonE remix), Visitor Los Feeling(StardonE remix)
- 2011년 유튜브에서만 공개 = S.E.T.I., CT
- 2012년 유튜브에서만 공개 = Lovedays
# 카세트 슈왈제네거 활동 = 우주 믹(Uzu Mik) + 에디 볼케이노(Edi Volcano = 에니악)
- 2012년 1월 1집 ‘Gym With You’(제10회 한국대중음악상 댄스&일렉트로닉 후보) = Super Hi Fi, Discoteque, Gym With You, Play, Jet Runway, Otkokki, Skywalker, Galaxy Highway, Body Language, Dreams Don’t Come True, Play(StardonE Remix), Discoteque(CS Re-edit)
# 대중음악 작사,작곡,편곡 활동 = 에니악, 팀 도큐멘트
미쓰에이(놀러와), 백지영(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딘딘(손만 잡을게, No Limits, Fresh Boy, 들이부어, 그 밤, Make Love), 우효(2014년 소녀감성 앨범 전체 편곡/프로듀싱), 창민(마지막 처음), 애즈원(All Day Night), 이종현(사실은 말야), 제국의 아이들(Crazy), 인피니트(어디 안 가), 문명진(겨울 또 다시), 키썸(Superstar), 세븐틴(이놈의 인기), 태원(기억이, Crazy)
임동현과 이세환은 뮤직콜라보(MusicCollabo)다
팀의 두 동생 임동현과 이세환. 본인들의 자기소개는 이렇다.
임동현 “82년생이며 이세환과는 중학교때부터 친구다. 대청중, 단대부고를 나왔다. 에니악 형은 음악적 스케일이나 역량이 대단해서 저희가 하늘처럼 모신다(웃음). 에니악 형도 그렇지만 원래 대중음악 하는 사람은 아니다. 대학에서도 미술을 전공했고. 그런데 제가 기타를 좀 치고 학교 후배인 오혁과 길거리 공연도 했고 하니까 주위에서 영상이나 비주얼 작업하는 친구들이 사운드나 음악 의뢰를 많이 해왔다. 재미있기도 하고 하니까 그때부터 ‘음악이 내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싶더라. 그래서 2011년 사운드 디자이너를 해보고자 ‘뮤직콜라보’(빅뱅 ‘MADE’ 티저 등 제작)를 만들었고 2013년부터 이세환이 합류했다. 사실 기타는 이세환이 처음 알려준 건데 지금은 제가 더 잘 친다(웃음).”
이세환 “82년생이고 임동현과는 단 한 번도 같은 반인 적이 없었다. 중2 때 동현이와 함께 ‘뉴클리어 웨픈스’라는 밴드를 만들어 서태지나 엑스재팬 노래들을 카피하고 놀았다. 공테이프에 녹음해 친구들한테 돌리기도 하고. 그때 저는 ‘잘 치는 기타’, 동현이는 ‘좀 못치는 기타’였다(웃음). 단대부고에 가서는 스쿨밴드 각시탈에 들어갔고, 대학은 광고홍보학과에 들어갔지만 안맞아 자퇴했다. 이후 미디(MIDI) 공부를 하다가 다른 작곡가와 함께 케이윌의 노래(2009년 ‘필름이 끊겼다’)를 만들며 공식 데뷔했다. 이후 음악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일본 쇼비음대에 진학했지만 2012년 대지진이 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냥 돌아왔다. 이후 한국에서 대중가요를 작곡하고 광고음악을 하면서 지냈다. 2014년 1월에는 공동작곡한 MC더맥스의 ‘그대가 분다’가 월간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에니악 형, 임동현과 0720을 결성했다. 이와는 별도로 레인보우 다이아몬드(Rainbow Diamond)라는 일렉트로니카 프로젝트그룹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잘 안하는 시부야케 장르다.”
# 이세환의 레인보우 다이아몬드 활동
- 2012년 12월 싱글 ‘Lmnop’ = Lmnop(feat. 이기린)
- 2013년 4월 싱글 ‘Chi Hua Hua’ = 치와와(fea. 이기린), LMNOP(Reprise)(feat. 오꾸리)
- 2016년 3월 싱글 ‘Rainbow Diamond’ = Rainbow Diamond(feat. Yena)
 
# 0720 활동 = 에니악 + 임동현 + 이세환
- 2017년 3월 싱글 ‘같은 반’(feat. 별자리탐험가)
- 2017년 4월 싱글 ‘떡볶이 먹고 갈래?’(feat. 최민지)
- 2017년 5월 ‘집에 가고 싶다’(feat. 최민지)
- 2017년 6월 ‘한강으로 가자’(feat. 최민지)
- 2017년 7월 ‘우산, 같이’(feat. 최민지)
= 반갑다. 팀명 ‘0720’은 무슨 뜻인가.
(에니악) “사실 한달 넘게 고민했다. 그러다 공감 노래를 만들려고 팀을 시작한 것이라 ‘이거 레알?’로 하자고 했다. 그래서 초성만 써서 ‘ㅇㄱㄹㅇ’로 하려다 발코라는 아트디렉터가 이를 숫자로 읽는 바람에 그냥 ‘0720’이 됐다. ‘ㅇㄱㄹㅇ’로 했으면 국내 최초 초성그룹이 될 뻔했다.(웃음)”
= 발코라면 0720 앨범 재킷을 디자인해오고 있는 그 사람인가.
(임동현) “맞다. 태연이나 보아 뮤직비디오도 만들었다.”
= 임동현과 이세환은 중고등학교 동기동창이고, 그러면 두 사람은 에니악을 어떻게 알게 됐나.
(이세환) “에니악 형의 친구분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분이 에니악 형이 옥토끼 레이블을 하던 시절에 만든 스타던 음악을 들려주셨다. 정말 장난 아니었다. 다프트 펑크를 넘어서는 사운드 때깔이 나왔다. 나의 워너비 사운드를 바로 눈앞에서 들은 것이다. 당시 제 기억에는 도저히 한국에서 나올 음악이 아니었다. 그 친구분한테 무조건 에니악 형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동현이한테 전화했다. ‘유튜브에서 스타던 찾아봐라. 장난 아니다.’ 그게 2011년이었고 그 때부터 셋이서 가끔 만나 술 한 잔씩 하면서 친하게 지내왔다.”
= 0720은 어떻게 해서 결성하게 됐나.
(이세환) “술만 마시다가 ‘우리도 뭔가 생산적인 활동을 도모해보자’ 해서 결성했다.”
(임동현) “인디음악으로 승부를 걸어보자고 했다.”
(에니악) “너무 무겁지 않은 음악으로, 우리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 3명 모두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각자 아이디어를 던져서 스케치를 해보고 품평을 하고 ‘이거 좋은데’ 그러면 ‘이번엔 내가 편곡할게’ 해서 서로 수정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렇게 작업을 하니 완성도가 높다.”
(이세환) “3명 다 프로듀서 성향이 강하다.”
= 음...결국 세 사람 다 천재과라는 건데, 보통 사람이 듣기엔 좀 짜증난다(웃음). 피처링한 최민지는 누구인가.
(임동현) “안 지 오래된 친한 여동생이다. 서울대 국악과를 나온 해금연주자에 대학가요제 금상 수상자다. 보컬 역량도 뛰어난 친구다. ‘떡볶이 먹고 갈래?’부터 같이 했는데 목소리 톤이라든가 이런 게 ‘공감 노래’를 만들려는 0720 컨셉트에 잘 맞았다.”
(에니악) “가까운 동네에 사는 지리적 이점도 컸다. 한달에 한번 싱글을 내려면 시간이 없기 때문에 밤에라도 만나야 했다.”
= 왜 굳이 한달에 한번 싱글을 낼 생각을 했나.
(에니악) “신인이니 이름을 빨리 알려야 하고, 신인이다보니 노출할 수 있는 채널이 부족했다. 그래서 ‘싱글을 한 달에 한 번씩 던지자’, 했던 것이다.”
(임동현) “월간 윤종신처럼.”
= 지금까지 나온 싱글을 들어보니까 고딩 감성이랄까, 학창시절의 풋풋한 만남과 설렘, 이런 게 확 다가오더라. 데뷔싱글 ‘같은 반’이 대표적이다.
#. 새 학년이 되는 첫 날 새로운 교실과 얼굴들 혹시나 아는 친구 있을까 두리번 두리번 해 그 때 교실 문을 열고 딱 나에게로 걸어오는 너와 내 눈이 마주친 순간 나 얼어버릴 뻔 / La La La La La La 너도 나를 아는 걸까 La La La La La La La La  날 보고 웃는 것 같아 / 너와 내가 같은 반이라니 말도 안돼 아 좋아 아 좋아 아 좋아 아무도 몰래 쪼끔쪼끔 네게 다가가 설레이는 내 맘을 줄래 I like you’(같은 반)
(임동현) “이 세상 누구나 거치는 곳이 바로 학교 아닌가. 그리고 0720을 결성하고 나서 처음 만든 곡이 아직 공개가 안된 ‘졸업’이다보니 0720 컨셉트를 ‘학교’로 삼게 됐다. 첫 EP 때까지는 이 학교, 학창시절 컨셉트로 갈 계획이다.”
(에니악) “3명 다 아련한 감성을 좋아한다.”
(이세환) “요즘 연애는 썸 타고 영악하고 가볍다. 예전 순애보가 그립다.”
cf. ‘떡볶이 먹고 갈래?’, ‘한강으로 가자’, ‘우산, 같이’ 이 3곡을 보면 화자는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데 남몰래 좋아하는 ‘그 사람’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상황이다. 사실 이런 판타지 혹은 로망은 누구에게나 있는 게 아닐까.
#. 기분 좋은 방과 후 집으로 가는 길에 꽤나 가끔씩 마주치던 너 같은 버스 옆자리 함께 앉게 돼버린 우리 어색한 순간 아 어떡해 어떡해 / 눈 인사라도 할까 그냥 자는 척 해야할까 하던 그 때 니가 건넸던 한마디 떡볶이 먹고 갈래? 거기 진짜 맛있대 깜짝 놀라서 왠지 나도 모르게 너무 활짝 웃어버렸어(떡볶이 먹고 갈래?)
#. 유난히 길었던 하루 오늘은 왠지 더 힘들어 발걸음은 무겁고 기분은 울적하고 서러워 눈물 날 것 같애 / 시간은 벌써 여덟시 배는 왜 이렇게 고픈지 혼자 먹긴 싫은데 위로받고 싶은데 마침 네가 전활 거네 / 한강으로 가자 냉큼 달려가자 우리 치킨 시켜 먹자 맥주도 한잔하자 고민 따윈 내일로 전부 던져버려 / 오 기분 좋은 밤 오 설레는 이 밤 시원한 바람이 좋아 어느새 기분이 좋아 너와 함께라서 정말로 좋은 밤 One Summer Night(한강으로 가자)
#. 비가 오는 저녁 집에 가는데 우산은 없고 오늘따라 참 서글픈 이 맘 왜 이럴까 하루 종일 되는 일은 없고날씨마저도 내 맘 몰라주네 / 혹시 비가 멈추지는 않을까 우두커니 한참 기다려봐도 야속한 비는 더 내릴 뿐인걸 함께 비를 피해 모인 사람들 그 중에서 딱 네가 보이는걸 나도 몰래 널 피하고 말았어 / 이런 내 맘을 너도 알아버린 걸까 어느새 살며시 나에게 다가와 우산 같이 쓰고 갈래? 사라락 사라락 맘이 녹아 뚜뚜 루 뚜루뚜 뚜뚜 우리 같이 걸어 갈래? 차라락 차라락 빗소리에 너와 나 시작된 걸까(우산, 같이)
= ‘떡볶이 먹고 갈래?’,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노래다.
(임동현) “예전 고등학교 다닐 때 은마상가 지하에 떡볶이촌이 있었다. 타블로도 좋아한다는 그 떡볶이촌이다. 다른 곳과는 다르게 밀떡볶이를 파는 곳이었는데 후식으로 뻥튀기 아이스크림을 먹는 게 대 유행이었다. 2000원으로 행복했던 그 시절. 그때가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음식을 대했던 것 같다. 우리에게는 그 때 떡볶이가 소울푸드였다.”
(이세환) “이 노래가 설정한 나이대가 중고등학생이다. 세상 때가 아직 안 탄 그런 학생들 말이다.”
(에니악) “3명이 오래 만나다보니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이런 순수한 감정, 순수한 음악이더라. 이세환은 발라드, 나는 일렉트로닉, 임동현은 광고음악, 이런 상황인데 인디음악 같은 순수한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 동현이는 기타 테크닉은 어설퍼보이지만 순수하고 진심을 담은 음악을 하고, 세환이는 잘 노는데 착하고 순수한 게 꼭 하얀 백지 같은 친구다. 예상 외로 3명의 시너지가 좋았다.”
= ‘집에 가고 싶다’는 직장인 얘기처럼 들린다. 가사에 나오는 커피 대목도 그렇고.
#. 두 눈이 감겨와 (스르륵 스르륵) 이젠 틀렸나 봐 볼을 꼬집어 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 정말 커피를 마셔도 자꾸 나른나른나른 기지갤 켜봐도 계속 꾸벅꾸벅꾸벅 이걸 어쩌면 좋아 시간이 멈췄나 봐 영원히 잠들 것만 같애 / 집에 가고 싶다 우우우우우 아무것도 하기 싫다 얼른 엄마 보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 우우우우우 부귀영화 필요 없다 오늘 딱 하루만 쉬고 싶다(집에 가고 싶다)
(에니악) “곡이 갈수록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
= 맞다. ‘한강으로 가자’에서는 대놓고 치맥이다. 어쨌든 ‘집에 가고 싶다’ 후반에 ‘부귀영화 필요 없다’ 이 대목에서 빵 터졌다.
(에니악) “그런 게 바로 동현이의 감성이다. 사운드적으로는 아기자기한 장치가 많다.”
(임동현) “에니악형이 트렌디하고 디테일한 장치를 잘 버무리신다. 곡이 잘 나왔다.”
(이세환) “회사원 친구들한테 들려줬더니 다들 집에 가고 싶다고 하더라. 그만큼 공감을 많이 했다는 거다. 어떤 친구는 ‘민간인 사찰’ 수준이라고까지 했다.(웃음) 곡이 어쿠스틱한 것처럼 보여도 사실 숨은 사운드는 요즘 EDM 신에서 유행하는 퓨쳐베이스(Future Bass)다. ‘한강으로 가자’는 80,90년대 일본에서 유행했던 시티팝(City Pop)이고.”
(에니악) “순수한 음악이라고 해도 그 안에는 트렌디한 사운드를 담으려 노력했다.”
(임동현) “가내수공업 수준이지만 수준 높은 사운드를 지향했다.”
= ‘한강으로 가자’는 들으면서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치맥도 생각나고. 볼륨을 높여서 들어보니 곡 초반에 노이즈를 집어넣었다.
(임동현) “세환이가 치킨광이다. 그리고 현대인들의 외로움을 표현하고 싶어 노이즈를 일부러 집어넣었다.”
(이세환) “이 곡은 처음으로 뮤직비디오까지 찍었다.”
(에니악) “동현이의 기타 연주는 완전히 감성기타다. 숨겨진 재능인 것 같다.”
= 따끈따끈한 신곡 ‘우산, 같이’, 참 좋더라. 막판에 ‘..인사하는 널 보니 흠뻑 젖어버린 너의 한쪽 어깨’ 이 대목은 그야말로 하이라이트에 반전이었다.
(에니악) “아트 디렉터도 그 부분에 대한 이미지를 포인트로 잡아 재킷에 반영하셨다.”
(이세환) “장마철이라 만든 노래인데 발표되자마자 비가 그치더라.(웃음)"
(에니악) “0720 최초의 마이너 곡이다.”
(이세환) “표면은 어쿠스틱이지만 보물찾기처럼 EDM을 숨겨놓았다.”
(에니악) “이 곡 역시 퓨처베이스 소스다.”
= 5곡 잘 들었다. 벌써부터 앞으로 나올 곡들이 기대된다.
(에니악) “이제 한 곡 남았다. 다음달에 신곡과 함께 EP로 나올 것 같다. 원래 학창시절을 컨셉트로 계속 가려했는데 한강에 치맥이 나오면서 깨졌다.(웃음) 하지만 마지막곡 역시 순수함과 공감이라는 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 EP 발매 후 계획은.
(에니악) “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다. 너무 힘들었다. 한 달 정도 여유를 갖고 생각을 해보며 (기운을) 회복을 하고 싶다. 그 후에는 가을이니까 조금 깊이 있는 음악을 발라드 감성으로 해볼 것 같기도 하고.”
(임동현) “공연 계획도 있다. 라이브 셋(set)이 점점 쌓여가고 있으니까.”
= 어떤 모습으로 나오든, 어떤 앨범을 내놓든 늘 성원하겠다. 수고하셨다.
(0720) “수고하셨다.”  
/ kimkwmy@naver.com
사진=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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