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흥행 각"...'군함도', 압도적 예매율엔 다 이유가 있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7.26 11: 43

영화 ‘군함도’가 개봉 당일인 오늘(26일) 오전 70.7%(영진위 제공)라는 높은 예매율을 자랑하며 관객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예매 관객수만 59만 4649명인데, ‘군함도’가 오늘부터 하루하루 써내려갈 기록에 영화계 모든 관계자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사실 ‘군함도’에 이 같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베테랑’ ‘베를린’ ‘부당거래’ 등 굵직한 사회 비판풍자 영화를 내놓으며 관객들에게 탄탄한 신뢰와 믿음을 얻고 있는 류승완 감독의 복귀작이기 때문이다. 앞서 류 감독은 ‘베테랑’을 통해 이미 천만 감독 대열에 입성한 바 있다.
더불어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여러 차례 입증 받은 배우 황정민과 이정현, 아역 김수안, 한류 스타 소지섭과 송중기가 출연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 촬영 당시부터 에너지가 좋았다는 이들의 노력이 영화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군함도’는 1945년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일본의 제국주의로 인해 하시마 섬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고통과 삶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조선인들은 당시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노동 착취를 당하며 힘겹게 살아갔다.
실제로 군함도는 일제강점기인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당한 곳이다. 일본은 석탄을 생산할 인구수가 부족하자 1938년 공표한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한국의 젊은이들을 강제 징용했다.
1943년에서 1945년 사이 약 500~800여 명의 조선인들이 이곳에 강제 징용돼 노동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가운데 섬에서 사망한 사람들은 공식 집계로 134명, 누락되거나 은폐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은 가스 폭발 사고에 노출돼 있는 비좁은 탄광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채굴 작업에 동원됐다. 부적합한 채굴 조건으로 인해 병에 걸리거나 탄광 사고, 영양실조 등으로 사망했으며 탈출을 시도하다 바다에 빠져 익사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는 자칫 식상하고 지루하기 십상인데, ‘군함도’는 류 감독만의 시각과 탈출을 감행한다는 가상을 담아 기존의 작품들과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 참혹한 시대를 웃으며 바라볼 수 있는 일말의 유머 코드도 녹아있어 인상적이다.
‘군함도’는 적을 죽이기 위한 전쟁이 아닌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전쟁을 그렸다는 점에서 기존 전쟁영화들과 차별점을 두고 있다. 생생한 사실감을 바탕으로 한 긴장감, 가슴 뜨거운 감동, 가족애 등이 조화롭게 녹아있다.
군함도는 우리의 기억에서 절대 지워서도, 잊어서도 안 될 중요한 역사이다. 그렇다고 영화가 교육적 의도로만 만들어진다면 재미있을 리는 거의 없다. ‘군함도’는 민족의식을 잃지 않으면서도 독특한 방식으로 비극이 우리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 묘사하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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