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KIA와 초반’ 켈리의 호랑이 악몽 공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25 21: 03

올 시즌 SK는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메릴 켈리(29·SK)지만, 유독 호랑이만 만나면 약해진다. 설욕을 노렸으나 이날도 KIA 타선의 무서움만 확인해야 했다.
켈리는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5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10피안타 3볼넷 3탈삼진 7실점(6자책점)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3.55에서 3.84로 치솟았다. 타선 지원에 힘입어 시즌 13승 요건은 갖췄으나 찜찜한 한 판이었다. 
사실 켈리로서는 이날이 설욕전의 무대였다. 켈리는 직전 KIA전에서 악몽을 맛봤다. 7월 4일 인천 경기에 선발 등판해 상대 에이스 헥터 노에시와 겨뤘으나 1회 4점, 2회 5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2이닝 8피안타(2피홈런) 9실점. 2015년 KBO에 데뷔한 켈리의 개인 최악 피칭이었다. 당시에도 3.22였던 평균자책점이 한 방에 3.90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날도 다르지 않았디. KIA전 부진 이후 2경기에서 13⅓이닝 1실점의 역투를 펼쳤던 켈리는 이날 몸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구속이 떨어졌고, 변형패스트볼의 각이 밋밋했다. 포수 이재원의 요구와는 다르게 들어가는 공이 유독 많아보였다. 1회는 비교적 잘 넘겼지만, 초반이라고 할 수 있는 2회에만 무려 7개의 안타를 얻어맞고 6실점했다.
2회 안치홍에게 좌전안타, 나지완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한 켈리는 이범호 김민식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김선빈과 이명기 타석 때 아웃카운트 하나씩을 잡으며 한숨을 돌리는 듯 해지만 결국 김주찬 버나디나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았고, 최형우에게도 적시타를 맞고 2회에만 6실점했다.
3회에도 2사 만루에 몰리는 등 고전이 이어졌다. 김주찬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지만 뒷맛은 그렇게 개운치 않았다. 여전히 구속은 올라오지 않았다. 최고 구속이 150㎞를 상회하고 패스트볼 평균이 140㎞ 중반이 되어야 하는 켈리지만, 이날은 최고 140㎞ 중반의 공이 많았다. 변화구와의 구속차가 줄어들면서 체인지업의 위력도 밋밋해졌다. 실제 체인지업도 실투성 공이 적지 않았다.
결국 4회에도 투수 견제 실책이 빌미가 된 1실점을 한 켈리는 6회에 강판됐다. 그나마 타선이 힘을 내며 결국 승리투수 요건을 챙겼지만 켈리는 시즌 KIA전 4경기에서 20이닝 18자책점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켈리는 지난해까지는 KIA에 그렇게 약하지 않은 투수였다. 그러나 올해 KIA전 성적이 전체적인 자신의 기록에 어마어마한 흠집을 내고 있다. KIA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팀 상대 평균자책점은 2.85에 불과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광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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