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이정현의 연기적 폭발력을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를 통해 다시 한 번 절감할 수 있다. 이제 그녀의 대표작은 ‘군함도’로 기억될 것 같다.
‘군함도’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군함도에 끌려오게 된 평범한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해 가는 과정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말년 역을 맡은 이정현의 연기는 여유롭고 재기 넘친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치고 들어오는 리듬감이 특히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정현은 25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소간지와 러브라인 너무너무 흐뭇했다. 아쉬운 부분도 있고, 더 보고 싶다고 아쉬워하시는 분들도 있다. 빨래터에 칠성이 빨래를 던져주고 가는 장면을 찍으시면서 부끄러워하셨다. 키스신도 못 찍는다고 하시더라(웃음). 말년이는 당연히 사랑의 감정이다. 탈출을 하는 신에서 탈출을 안 하고 그에게 가지 않나. 만약 사랑이 아니었다면 갔을까? 위험을 감수하고 갔다는 것은 사랑을 해서 같이 살고 싶다는 의미다. 탈출하지 않고 같이 있는 걸 택한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말년은 서글픈 사연과 그에 따른 깊은 마음의 상처를 지니고 있지만 누구보다 강인하게 스스로를 지켜온 여인이다. 남자들에게도 기죽지 않는 당찬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자신보다 연약한 어린 소년소녀들을 품고 어루만지는 의연한 모습으로 먹먹한 슬픔을 전한다.
말년은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소지섭 분)과 처음에는 껄끄럽게 얽히지만, 징용된 군함도에서 서로의 진심을 알아보고 동료로서 연인으로서 투박한 정과 연민의 감정을 쌓게 된다.
“(소)지섭 오빠랑 따로 연기를 맞춰보진 않았다. 둘 다 현장에 가면 그냥 그 캐릭터에 몰입해서 살았다. 그냥 칠성이와 말년이었다. 저희 성격이 미리 맞춰보는 게 아니라 촬영에 들어가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맞춰보자는 식으로 갔는데, 지섭 오빠는 그냥 칠성이 그 자체였다. 저는 연기하기 너무 편했다. 칠성이 자체로 있어준 지섭 오빠에게 너무 감사하다. 매너가 너무 좋다. 현장에서의 태도가 대단하다. 여배우들의 말을 들어보면 정말 끝내준다. 항상 일찍 오시고 챙겨준다. 안전에 예민하셔서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제가 액션을 할 때도 옆에서 케어를 잘 해주셨다(웃음).”/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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