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이정현 "'명량', 너무 조금 나와 아쉬웠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7.25 11: 53

 (인터뷰①에 이어) ‘군함도’(감독 류승완)는 일제 강점기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말련은 이정현의 맨얼굴을 바탕으로 그려진 인물이다. 어떠한 색조 화장도 덧입지 않은 그의 말간 모습은 여느 때보다 인상적인 자국을 남겼다.
이정현은 25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짙은 화장을 하지 않은 채로 나타났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동안 외모, 진하게 덧칠하지 않은 이정현의 얼굴이 이 정도로 예쁘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맑은 그녀의 얼굴처럼 대답 속에서도 불필요한 치장은 없었다.
이정현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말년이 캐릭터에 대해 감독님에게 귀찮을 정도로 (어떻게 연기하고 표현해야할지)물었다"라고 전하며 "일본 유곽신(scene)에서 칠성이랑 이야기를 한 다음에 제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편집됐지만 그런 장면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말년이 돈을 벌러 갔는데 가보니 위안부가 돼 있지 않았나. 중국에서 있다가 조선인들에 의해 다시 일본으로 끌려온 캐릭터였다”라며 “하지만 말년이 슬퍼하거나 무기력하게 있지 않고, 총을 들고 싸우는 모습이나 용감한 성격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마치 ‘원더우먼’ 같았다(웃음). 저는 힘든 것도 몰랐다. 배우가 그런 세트장에서 촬영을 한다는 게 축복이다. 배우들이 일찍 가서 분장을 하고 앉아 있으니까 바로 몰입할 수 있었고, 힘든 것도 없이 너무나 행복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사실 드세고, 강단 있는 말년의 감정을 따라잡기란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한다. 함께 일본에 강제 징용되는 어린 아이들을 마치 친동생처럼 돌보고 품어주는 마음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지만 마음 깊은 말년이 되기 위해 이정현이 선택한 방법은 그냥 촬영 현장을 믿는 것이었다고 한다.
"류승완 감독님이 무서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으시다. 완전 선비 같다. 또 황정민 선배는 진짜 멋진 선배다. 현장에서 정말 리드를 잘 해주셨다. 황정민이 있는 현장이 좋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류승완 감독님이 왜 '황정민이 아니면 안 된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정말 연기 밖에 모르시는 분이다. 다음에도 또 같이 작업을 하고 싶다."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이 누적 관객수 1761만 5062명을 동원하면서 이정현은 천만 배우대열에 들어섰다. 또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감독 안국진)을 통해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젠 영화계에서도 주목하고 인정하는 배우로서 우뚝 선 셈이다.
이에 이정현은 “사실 ‘명량’에서는 너무 조금 나와 아쉬웠다. (캐릭터에 대한)전후 설명이 없어 너무 아쉬웠는데 ‘군함도’는 많이 나와 좋다”고 말했다.
그동안 ‘센 캐릭터’를 위주로 맡아온 이정현은 향후 로맨스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녀는 “사실 저는 너무 로맨스를 하고 싶다. 드라마도 보고 있는데 영화 제안이 더 많다. (그동안 했던 캐릭터 중에) 그나마 ‘스플릿’이 가장 평범했다. ‘이게 왜 나한테 들어왔나?’ 싶을 정도였다. 로맨스 잘 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세고 강하고 어려운 것만 들어오는지, 다음에는 쉬운 걸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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