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이정현 "'군함도' 회식자리에서 '와' 춤 췄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7.25 11: 53

 배우 이정현이 일제 강점기 지옥 같은 하시마 섬을 탈출하려는 조선인들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경을 그린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로 이달 26일 컴백한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스플릿’ 이후 8개월 만의 스크린 복귀이다.
이정현의 연기력이 꽤 좋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군함도’에서 맡은 말년 캐릭터로 영화계에 다시 한 번 강렬한 충격을 선사할 것 같다.
25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정현은 “처음 (세트를)봤을 때 되게 놀라웠다. 그리고 세트는 물론 CG도 너무 완벽했다. 그래서 더 객관적으로 (영화를)보지 못 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너무 생각이 났기 때문”이라며 “이 장면 저 장면을 보고 배우들이 고생을 한 게 너무 생각이 나서 객관적으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 항상 작품을 할 때마다 아쉽다. 다른 배우들이 잘하셨는데, 제가 나온 부분이 아쉽기도 하다. 개봉 후 극장에 가서 한 번 더 보려고 한다”고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말년은 이강옥(황정민 분), 최칠성(소지섭 분), 박무영(송중기 분) 등 남자 배우들에 비해 적은 분량이기 하지만, 임팩트가 강한 캐릭터이기에 배우라면 욕심이 날 만한 인물이다. 이정현은 오로지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말년의 감정으로 살았고 영화에만 집중했다.
영화제작사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에게 먼저 출연 제안을 받았다는 이정현은 “대표님이 영화를 같이 하자고 하시더라. '무슨 영화냐'고 물어보니 류승완 감독 ‘군함도’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 내가 ‘군함도’의 여주인공이라니, 캐스팅 제안을 받을 때가 (차 안에서)주차장으로 내려갈 였는데 너무 좋아서 꺅 소리를 질렀다(웃음). 당연히 할 거라고 답했다. 시나리오 보자마자 한 시간 만에 한다고 했다”고 캐스팅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정현은 “(말년이)위안부 피해자 캐릭터이지만, 당해서 우는 게 아니라 되레 당당하고 맞서는 게 마음에 들었다. 역시 류승완 감독님은 여배우도 강하게 그려주는 구나 싶었다. 물론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배우들과 같이 연기를 한다는 것도 되게 떨렸다. 촬영에 들어가면서 그 떨림이 사라졌다(웃음). 다들 프로였다”고 함께 한 작품을 만든 소감을 전했다.
이정현의 캐릭터 해석과 배우들의 열연, 열정이 모여 ‘군함도’의 말년이 탄생할 수 있었다. 오롯이 캐릭터를 위해 몰입하고 캐릭터를 연구한 결과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수남, ‘명량’ 정씨 여인, ‘꽃잎’ 소녀 이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또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말년을 연기한 소감에 대해 이정현은 “너무 너무 괴롭고 힘들었다. 유곽에서 칠성이랑 얘기하는 장면에서, 대사만 놓고 보면 너무 슬프다. 리딩을 하는데도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슬펐다. 다른 분들도 울컥하시더라”며 “하지만 다큐멘터리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보니 아무렇지 않게 담담하게 당시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는 걸 보고 놀라면서도 담담한 모습이 더 슬펐다. 그래서 연기톤을 다 바꾸고 중간 중간 욕도 넣었다”고 전했다.
배우와 감독들간에 호흡이 좋았다는 이정현은 "제가 중국에서 공연을 하고 도착을 하는 날, 춘천에서 '군함도'의 회식을 하고 있었다"라며 "당시 무대복이 차 안에 다 있었다. 회식자리에서 스태프가 '와'를 틀어서 부채만 들고 바로 노래르 부르며 춤을 췄다. 너무 즐거웠다(웃음)."(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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