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미우새’ 박수홍母, 미운 나의 새끼를 사랑하는 아픔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7.24 10: 34

 세상이 흉흉하니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부모는 자식에 대해서 특별한 애정을 품고 있다. 4분의 나이 합을 합쳐서 300살이 넘는 ‘미우새’의 어머니들의 사랑은 더욱 각별하다.
‘미우새’의 콘셉트는 어머니들이 자식들의 행동을 지켜보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절대 아들의 행동에 어머니들이 개입하지 않는다. 방송에서 어머니와 자식은 철저하게 분리돼 있다. 제작진 역시도 어머니들이 VCR 내용을 모르게 하려고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다고 밝힌 바 있다.
어머니들의 자식에 대한 무지가 ‘미우새’가 가진 가장 큰 재미 포인트다.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했던 어머니들이 다 큰 자식에 대한 무지를 깨닫는 과정을 세세하게 보여준다. 모르고 살고 싶지만 보여준다고 하니 외면할 수 없다. 어머니들은 결혼에 뜻이 없고, 철없는 행동을 하는 자식이 마음에 들 리 없다.

부모와 자식은 나이가 들수록 필연적으로 멀어진다. 부모는 자식을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키우기 위해서 애쓰지만 자식이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순간이 오면 서운해한다. 독립이 목표지만 목표를 이룬 순간이 자식과 부모 사이의 가장 큰 위기일 수 있다.
같은 미운 자식이라도 김건모의 어머니는 무한한 신뢰와 애정으로 김건모를 감싼다. 박수홍의 어머니는 바보라고 나무란다. 태도는 다르지만 두 어머니의 마음은 같다. 어렵고 힘들지만 ‘미운 나의 새끼’가 한 명의 인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는 것이다. 부모에게도 자식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존재로 생각하는 일은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다.
‘미우새’에서 보여주는 박수홍의 가수 도전이나 김건모의 기상천외한 만들기, 이상민의 허세는 방송이기에 가능한 일인 측면도 존재한다. 하지만 박수홍과 김건모와 이상민은 방송이 아니었어도 지금처럼 살았을 인물들이다. ‘미우새’ 제작진은 출연자의 아이템을 방송에 적합하게 도와주는 일을 할 뿐. 아이템을 제안하고 제시하고 기획하지 않는다. 어머니들이 자식을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는 만큼 연출된 행동이라면 그 누구보다 먼저 알아채고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박수홍은 그 어떤 자식들보다 효자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박수홍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구정물도 뒤집어쓰겠다는 어머니의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다. 효자인 박수홍은 어머니가 익히 아는 모습이다. 효자가 아닌 박수홍을 보여주는 것이 ‘미우새’에 박수홍이 꼭 필요한 이유다.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서 하는 노력이 욕을 먹어야 한다는 것은 리얼리티 시대를 살아가는 예능인의 슬픔이다./pps2014@osen.co.kr
[사진] '미우새'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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