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진경 "쫓기는 느낌에 쉼없이 드라마, 심신 지치더라"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7.27 15: 30

-
(Oh!커피 한 잔①에서 이어집니다.) 1999년 '마당놀이 어사 박문수'로 데뷔해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묵묵히 연극 무대에서 연기 내공을 다져왔던 진경의 진가는 무대 위에서 더욱 빛이 난다. NG도 편집도 없이, 무대 위에서 90분이 넘는 시간 동안 하나의 극을 끌고 가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줘야 하는 만큼 연극 무대는 도전하기 쉽지 않은 분야하고 할 수 있다. 진경은 4년만에 돌아온 연극 무대에서 서 있는 것만으로도, 또 때로는 대사 한 마디 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에서 진경이 맡은 연옥은 종군 기자로, 암 판정을 받은 인물이다. 정민과는 목요일마다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사랑했고, 옆에 있기를 원했지만 이를 토해낼 수 없었던 과거의 연옥은 여전히 진짜 해야 할 말은 하지 못했다. 그러다 툭하고 터져버린 진심 하나. 극 말미 연옥은 딸을 찾아 눈물을 흘린다. 

분명 감정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 역할임에도 진경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진경은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인생을 비극적으로 바라본다기 보다는 관조하는 것이 있다. 연기를 하고 나면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 이 연극이 정말 좋아서 힐링이 된다"고 대답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현상적인 것에 현혹이 되는 아이는 아니었다. 염세적이고 어두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투쟁도 하고, 저항도 했다가 싸우기도 했다. 그러다 삶을 수용하고 철이 들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겪게 되는 것 같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라고 생각한다."
워낙 드라마와 영화 촬영이 쉼없이 이어지다 보니 스스로 사색할 시간이 없었다고 밝힌 진경은 "얼마 전 '낭만닥터 김사부'를 함께 한 서현진과 변우민 선배가 공연을 보러 왔다. 현진이는 '힘들지 않느냐'고 하던데 ''낭만닥터 김사부'보다 백만배 안 힘들어. 밤은 안 새지 않느냐'는 얘기를 했다.(웃음) 드라마를 하면서 지쳐있었는데 연극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작품을 해나갈 힘을 많이 얻었다"라고 연극을 하면서 오히려 심적인 위안과 힐링을 받았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정말 많이 했다. 체력적으로 지치다보니 마음도 약해지더라. 방송을 하면서 뭔가 쫓기는 느낌, 꼭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몇 년을 달려왔던 것 같다. 지쳐있을 때 이 연극을 시기적절하게 잘 하게 됐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엔 제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 싶긴 했다. 심신이 지쳐있던 상태라 말 그대로 도전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체화가 되어서 매번 무대 위에서 해낼 수 있다는 것이 대견하더라. 이번을 계기로 연극 무대를 사랑하는 배우라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웃음)" /parkjy@osen.co.kr
[사진] 스타더스트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