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막강 선발진을 재가동하는 것일까?
KIA 외국인 투수 팻 딘은 지난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11차전에서 선발등판해 8이닝을 단 1안타 1사구만 내주고 무실점 투구를 했다. 12개의 탈삼진에서 드러나듯 개막 초반 보여준 팻 딘의 구위였다. 최근의 부진을 한 방에 날린 완벽투였다.
자신감 넘치는 얼굴 표정, 빠른 템프에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사용하는 정교한 제구력, 날카로운 각을 회복한 변화구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가 맥을 추지 못했다. 113개의 볼을 던지면서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다. 불행하게도 승리는 따라오지 못했다.
불운은 방망이, 주루사, 불펜의 부진이었다. KIA 타선은 5안타와 7볼넷을 얻고도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최원준이 두 번의 주루사로 스스로 흐름을 끊어 패인을 제공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아울러 불펜의 임창용이 9회초 1이닝을 막지 못하고 결승점을 내주었다.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팻딘에게는 중요한 시험대였고 KIA에게 희망도 동시에 안겨주었다. 4월과 5월은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4승에 그쳤지만 안정된 선발투수로 힘을 보였다. 6월부터 갑자기 부진에 빠져 전반기까지 7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8.07로 주춤했다. 퀄리티스타트도 2번에 그쳤고 7월에는 2경기 연속 4회에 강판하기도 했다. 팻딘의 부진과 임기영의 부상 이탈로 인해 KIA 선발진의 힘도 떨어졌다.
더욱이 부진에 빠지면서 팻딘의 거취도 팀 상황과 맞물려 도마위에 올랐다. 팀은 전반기를 8경기 차 선두로 마감했다. 후반기 추격하는 팀을 뿌리치고 가을 무대까지 준비하기 위해서는 강한 선발진의 구축이 필요했다. 김기태 감독은 후반기에도 팻딘을 기용하겠다고 천명했지만 마지막 결정은 해야 되는 시점이었다.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 시한(7월31일)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팻딘에게는 중대한 시험대가 되는 등판이었다. 주변의 우려를 씻고 완벽투로 시험을 통과했다. 문제는 안정된 피칭을 다음 등판에서도 보여줄 수 있느냐이다. KIA는 후반기들어 불펜의 취약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3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모두 불펜이 버티지 못하고 승기를 건네주었다. 더욱이 많은 찬스에서 방망이도 침묵했다. 믿었던 핵타선도 상대 투수에 따라 부침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결국은 KIA로서는 선발진이 튼실하게 버티는 것만이 선두 유지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볼 수 있다. 헥터 노에시, 양현종, 임기영과 함께 팻딘이 선발진의 든든한 기둥으로 돌아온다면 선두 질주에 파란불이 켜질 수 있다. 다시 부진에 빠진다면 머리는 다시 복잡해진다. 그래서 다음 등판이 더욱 중요하다. 팻딘은 28일 두산(잠실)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