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김인우, '박열'·'군함도'를 완성한 숨은 퍼즐 한조각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7.22 08: 35

여름 극장가를 들썩이게 만드는 두 작품, '박열'(이준익 감독)과 '군함도'(류승완 감독)에는 인상적인 일본인의 얼굴이 있다. 두 작품을 모두 관람하는 관객이라면, 나라를 뺏긴 아픈 시대정신과 더불어 철저히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일본인의 얼굴을 주목하게 될 것이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두 영화 속에서 묵직한 내공을 빛내며 일본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얼굴, 그 배우의 이름은 김인우다. 
'동주'에서도 인상적인 일본인 연기를 펼쳐 주목받았던 김인우는 '박열'을 통해 다시 한 번 이준익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조연이지만, 주연을 맡은 박열 역의 이제훈과 가네코 후미코 역의 최희서만큼이나 남다른 존재감을 자랑한다.
영화 '박열'은 관동대지진 이후 대역사건의 죄인으로 몰린 후, 죽음을 무릅쓴 재판으로 일본을 향해 호쾌한 도전장을 내미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그리고 두 사람을 대역죄인으로 몰아 일본 국내 정서의 안정을 도모하는 일본 내각, 양측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만큼 일본 내각의 중심이 되는 김인우는 '박열' 스토리의 한 축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 

이름을 알기 전에는 자연스럽게 모두가 일본인이라고 생각하는 김인우는 실제 재일교포 3세로, 자연스러운 일본어를 구사한다.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한 김인우는 "한국에 와서 드라마, 영화 합쳐서 30편 이상 출연했는데, 한국인 역은 단 한 번이었다. 나머지는 다 일본인 역이었다"고 설명했다. '집으로', '파이란'을 보고 한국에서의 연기 활동을 결심했다는 김인우는 현재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비추며 '신스틸러'의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이준익 감독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검증 받은 김인우는 실제 재일교포 3세이지만, 과거 일본이 저질렀던 제국주의의 만행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즈노의 악랄하고 비열한 모습을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해낼 수 있었다. 그야말로 대안이 없는 캐스팅이다"라고 김인우의 캐스팅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대안이 없는 캐스팅'이라는 김인우의 활약은 '군함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군함도'에서 하시마 섬의 탄광회사의 관리소장 시마자키 다이스케 역을 맡은 김인우는 조선인들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소름끼치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군함도'의 리얼리즘을 높인다. 탄광에서 일하는 것을 일본 제국을 위한 영광으로 여길 것을 종용하며, 정당한 노동의 대가까지도 착취하는 시마자키 다이스케 역의 김인우는 조선인들의 목숨 건 군함도 탈출기를 그리는 영화의 설득력과 완성도를 높이는 진정한 일등공신 중 한 명이다. /mari@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