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투하던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 변수를 무사히 틀어막았다.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20)이 급한 불을 끄는 역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삼성은 19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삼성은 선발 투수로 재크 페트릭을 내세웠고 페트릭은 역투를 펼쳤다. 4회까지 산발 2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투구 수 관리 역시 적절하게 해나가면서 호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5회에는 선두타자 신본기에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문규현의 희생번트 시도를 병살타로 유도해내며 위기를 극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 번트 타구를 페트릭이 직접 처리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변수가 발생했다. 페트릭이 수비 과정에서 통증을 호소하면서 벤치에 이상 징후를 알렸고, 결국 4⅔이닝 만에 조기 강판됐다.
삼성은 우선 급하게 몸을 풀던 최충연을 마운드에 올렸다. 우선 최충연의 시작은 불안했다. 첫 타자 전준우에 내야 안타, 손아섭에 좌전 안타를 허용해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몸이 덜 풀린 듯 안정감이 없었다.
그러나 2사 1,2루 이대호를 상대하며 역량을 총동원했다. 1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최충연은 이대호에 바깥쪽 146km 빠른공을 찔러 넣었다. 이대호는 방망이를 뒤늦게 내봤지만 이미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며 삼진 판정을 받은 뒤였다. 최충연은 우선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급한 불을 껐다.
그러자 타선이 힘을 내면서 6회초, 구자욱의 선제 투런포로 리드를 잡았다. 최충연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선발 투수가 조기에 강판됐기에 경기 후반까지는 최충연이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했다.
6회말 선두타자 최준석을 상대로는 영점이 잡히지 않으며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내 최충연은 영점을 잡았다. 김문호를 상대로 빠른공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뒤, 1B2S에서 135km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냈다. 후속 강민호 역시 1B2S에서 바깥쪽 144km 빠른공을 던지며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냈다. 순식간에 2아웃.
안심할 수는 없었다. 2사 1루에서 번즈에 중전 안타를 허용한 것. 그러나 2사 1,2루에서 신본기를 상대로 빠른공과 포크볼 조합으로 1B2S를 만들었다. 결국 6구 바깥쪽 135km 포크볼이 절묘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걸치며 삼진을 만들었다. KKK 행진으로 6회 위기를 다시 한 번 탈출했다. 최충연으로서는 경기 후반으로 넘어가는 시점 최대 위기를 극복한 것과 다름없었다. 탄력을 받은 최충연은 7회말 문규현을 중견수 뜬공, 전준우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아웃카운트 2개를 더잡고 장원삼과 임무를 교대했다. 2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의 역투였다.
결국 최충연이 경기 후반 장원삼-심창민-장필준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에게 무사히 바통을 넘기면서 삼성은 완승과 함께 후반기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변수를 차단시킨 최충연의 대역투는 승리에 빼놓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최충연은 시즌 3승을 달성했다. /jhrae@osen.co.kr
[사진] 울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