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의 호투와 홈런포를 묶은 SK가 질 수 없는 경기를 했다. 그 중심에는 포수 이재원(29)이 있었다. 선발의 호투를 이끌었고, 결정적인 홈런포까지 때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여기에 돌아온 4번 타자 정의윤이 시원한 장타쇼로 마침표를 찍었다.
SK는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 켈리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홈런 5방 등 장단 13안타를 터뜨린 타선의 힘을 묶어 12-8로 이겼다. 3연패에서 탈출하는 값진 승리. 켈리도 잘 던졌지만, 이날 타선의 영웅으로 떠오른 이재원 정의윤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나란히 멀티홈런을 터뜨리며 대승에 기여했다.
사실 최근 타자들의 체력이 떨어져 있어 고민이 많았던 SK였다. SK는 전반기 내내 우천 취소가 거의 없었다. 18일까지 89경기를 소화, 삼성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했다. 특히 무더웠던 전반기 막판 우천취소 경기가 한 번도 없어 빡빡한 일정 속에 체력과도 싸워야 했다. 그 결과 전반기 마지막부터 방망이가 무거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SK는 벤치에 비밀무기가 있었다. 바로 상대적으로 출전 시간이 조절됐던 이재원과 정의윤이었다. 이재원은 최근 근육통 증상으로 백업 포수인 이성우가 대신 경기에 나가는 빈도가 높아졌다.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의윤도 좌완 선발을 상대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름값에 비해 올 시즌 공격 공헌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두 선수는 이날 각각 홈런 두 방씩을 치며 팀을 구했다.
0-0으로 맞선 2회 1사 2,3루에서 나온 이재원의 홈런은 이날 SK의 승리확률을 가장 높인 한 방이었다. 장원준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재원다운 스윙이 나왔다. SK 킬러인 장원준의 벽에 대못을 박는 한 방이기도 했다. 이재원은 4회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추가했고, 6회에는 김성배를 상대로 다시 좌월 솔로포를 치며 이날 하루에만 5타점을 쓸어담았다.
한 차례의 2군행 이후 타격감이 살아나며 3할 타율 언저리까지 올라온 정의윤도 만만치 않았다. 첫 두 타석에서 모두 땅볼에 그친 정의윤은 5회 이현호를 상대로 중월 솔로포를 치며 감을 조절했다. 이어 9-1로 앞선 6회에는 2사 1,3루에서 김성배를 상대로 좌중월 3점 홈런을 치며 사실상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두 선수는 한 차례씩 100타점 시즌을 보낸 경력이 있다. 2015년이 이재원의 해였다면, 지난해는 정의윤이 전반기를 끌고 갔다. 잠시 잊고 있었던 두 선수의 방망이는 SK에 1승 이상의 수확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