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베일 벗은 ‘군함도’, 올 첫 번째 천만작 될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7.19 18: 00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가 19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가운데 올해의 첫 번째 천만작으로 거듭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기자 및 평단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이날 서울 용산CGV에서 ‘군함도’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돼 개봉에 앞서 만나볼 수 있었다.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부터 주연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참석했다.
이날 류승완 감독은 단순히 군함도가 조선인 강제 징용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알리기 위해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실히 했다.

류 감독은 “물론 역사를 알린다는 것이 목적 중 하나긴 했지만 그게 영화 제작의 첫 번째 이유는 아니었다”며 “군함도를 봤을 때 그 안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들이 나를 자극했다. 사실 역사를 알려야한다는 의무감, 책무감은 되레 작업 과정에서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7월 조선인들이 강제로 노역한 하시마 탄광 등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23곳이 세계유산위원회를 통하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등재 과정에서 한국인들이 강제로 동원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놓고 막판까지 한일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일본은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은 올 12월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하기로 했지만 등재 이후 2년 여가 흐른 현재까지도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류 감독은 “(역사와 달리)조선인들이 군함도를 탈출한다는 것은 정리되지 않은 과거사로부터 탈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정리돼야 할 과거사들이 아직도 정리되지 않아 현재와 미래를 잡아먹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로부터 탈출을 해야 미래가 있다고 본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군함도가 일본만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외교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일침했다. "제국주의를 가진 국가에 악을 씌운 것을 다루려는 게 아니라 전쟁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해지고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가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가 일종의 '헬조선 탈출기'라고 비유했다. "굳이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이렇게 그린 것은 제 무의식 가운데 있는 의식을 영화를 통해 그린 게 아닌가 싶다. 제가 탈출 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있다”고 역사와 다르게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연상호 감독의 영화 '부산행'이 유일하게 천만작으로 거듭난 가운데 올해 첫 번째 천만작은 어떤 영화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군함도'가 그 첫번째 주자라는 추측에 류 감독은 "영화를 만들 당시나 만들고 나서나 이렇게 큰 관심을 받게 될지 몰랐다. 저는 '군함도'가 여름 시장에서 장사를 할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억해야할 역사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개봉은 이달 26일./ purplish@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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