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팀 감독들도 부러움, 헥터가 최고인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7.19 13: 01

감독들이 가장 원하는 외국인 투수, KIA 헥터 노에시(30)는 바로 그런 존재다. 
헥터는 올 시즌 18경기에서 리그 최다 123⅔이닝을 던지며 14승무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활약 중이다. 18경기 중 1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QS)했고, 이 가운데 11경기가 7이닝 이상 던진 QS+였다. 2개 부문 모두 리그 압도적인 1위. 
성적으로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KIA와 헥터를 바라보는 상대팀 감독들의 부러움은 그 이상이다. 기록에서 드러나지 않는 존재감이 더 크다는 것이다. 상당수 감독들이 KIA의 1위 질주 요인으로 헥터를 꼽으며 남다른 그의 능력에 주목했다. 

A감독은 "헥터는 꼭 삼진을 잡으려 하지 않는다. 맞혀 잡아야 할 타이밍에는 타자가 툭툭 맞히도록 던진다. 제구가 되는 투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빼는 공 없이 타자가 쳐서 죽게 만든다. 보통 투수라면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삼진을 잡으려고 하는데 헥터는 그런 욕심이 없이 투구수를 적게 가져가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 헥터는 올 시즌 94개의 삼진을 잡아 이 부문 3위에 올라있지만, 9이닝당 탈삼진은 6.84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2명 중에서 11위로 평균에 위치해 있다. 굳이 삼진을 잡지 않아도 효과적인 투구를 한다. 이닝당 투구수도 15.5개로 최소 5위. 덕분에 평균 6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B감독은 "공이 아주 빠른 투수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145km 이상 던지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좋다. 체인지업이 직구랑 같은 폼에서 나오기 때문에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다. 여기에 슬라이더가 들어오면 대처하기 어렵다. 작년 경험이 있어선지 직구보다 변화구를 더 많이 던지는데 그게 통하고 있다. 어느 팀에서든 이런 투수 하나 있으면 정말 편할 것이다"고 부러워했다. 
올 시즌 헥터의 구종 구사 비율을 보면 직구(45.2%)보다 체인지업(24.3%) 슬라이더(17.8%)에 커브(12.7%)까지 변화구 비중이 높다. 헥터를 상대한 모 타자는 "강속구 투수이지만 변화구를 더 많이 던진다. 슬라이더가 정말 어렵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C감독은 헥터라는 존재감 자체에 주목했다. 이 감독은 "헥터가 나오면 7회까진 던져줄 것이란 믿음이 있다. 점수도 2점밖에 주진 않으니 KIA 타자들로선 '우린 3점만 내도 이긴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들어가면 팀 전체가 편해진다. 야구는 결국 선발투수가 잘해야 한다. 헥터 같은 선발투수가 있어 KIA가 더 강한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KIA는 헥터가 나온 경기에서 9이닝당 득점 지원이 8.95점으로 거의 9점에 육박한다. 같은 팀 동료 양현종과 함께 리그 최다. 무엇보다 헥터가 선발로 나온 18경기에서 KIA는 17승1패로 9할4푼4리의 고승률을 찍고 있다. 이 역시 당연히 리그 최고 기록. 패배를 모르는 헥터와 KIA의 질주에 타팀 감독들도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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