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드라마를 쓰고 있다.
KIA는 지난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4-3으로 승리했다. KIA는 이날 8경기차 선두의 힘을 온전히 느끼게 해주었다. 경기 후반까지 꼬이는 플레이를 펼치다 결정적인 순간 승기를 잡아채는 장면을 연출했다.
올스타 휴식기 나흘을 쉬고 경기에 나선 타자들은 상대 투수진에 막혀 응집력이 떨어졌다. 넥센 좌완 김성민의 체인지업에 가로 막혀 1득점에 그쳤다. 게다가 신재영과 이보근, 김세현에 이르는 넥센의 필승조에 눌려 1-2로 경기를 넘겨주는듯 했다. 전반기 상대 마운드를 떨게 만들었던 핵타선은 아니었다.
그러나 벼랑끝에서 되치기가 이루어졌다. 9회초 넥센 소방수 김상수를 상대로 1사후 안치홍이 우전안타를 날리자 이범호가 직구를 노려쳐 좌월 역전포를 날렸다. 9회말 소방수 김윤동이 박정음에게 우월 동점포를 맞았으나 10회초 버나디나가 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김윤동은 10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선두를 독주하고 있지만 후반기 첫 경기는 중요했다. 8년만에 우승을 노리는 KIA는 첫 경기를 기분좋게 잡아야 기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타선이 묶여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에이스 헥터를 내고도 승리를 못하면 부담이 생긴다. 침묵의 패배 모드에서 결정적 홈런으로 역전극을 연출했다. 더그아웃에는 활력이 찾아왔고 전반기 쾌속 모드로 변환되었다.
전반기 막판 파죽지세도 역전극이 밑바탕이었다. 지난 6일 SK와의 문학경기도 결정적인 역전극을 이끌었다. 전날 1이닝 12점을 뽑고도 17-18로 패해 내상이 깊었다. SK 선발 문승원에게 6회까지 1득점에 그친데다 1-3으로 역전을 당했다. 그러나 7회 이범호의 동점 투런포로 흐름을 가져왔고 8회와 9회 각각 한 점씩 뽑아 승리했다. 전날의 뼈아픈 패배를 단숨에 치료하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전반기 마지막 NC와의 광주 3연전 싹쓸이 승리도 역전극이 발판이 되었다. 12일 2차전에서 4-6으로 패색이 짙은 9회말 2사후 김주찬의 중월 2타점 2루타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었고 연장 10회말 선두타자 최형우가 끝내기 홈런을 터트렸다. 기세를 몰아 다음날도 7-1로 일축하고 스윕에 성공했다.
KIA는 올해 역전승 1위를 달리고 있다. 28승을 역전극으로 챙겼다. 반면 역전패는 14번을 당해 9위이다. 역전승은 많고 역전패는 적었다. 7회까지 뒤진 경기를 뒤집은 것도 6번으로 가장 많다. 8~9회의 드라마를 쓴 것이다. 특히 막판 극적인 역전승은 1승 이상의 효과를 가져온다. KIA 드라마 극장이 대박을 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