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보다는 내실' 에반스, 외인 퇴출 속 빛나는 '복덩이'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7.19 06: 07

이 정도면 충분히 '복덩이'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듯 하다. 두산 베어스의 닉 에반스(31)가 꾸준한 활약으로 제 몫을 하고 있다.
에반스는 올해로 KBO리그에서 2년째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4월 나섰던 18경기에서 타율 1할6푼4리로 부진해 2군에 내려가며 퇴출 갈림길에 놓였다. 그러나 다시 1군에 복귀해서는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결국 지난해를 타율 3할8리 24홈런 81타점으로 마쳤다. 
40홈런을 날리는 등 화끈한 화력은 없었지만, 중·장거리 타자로서 두산의 우승 주역이 됐던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해 역시 에반스는 순항 중이다. 78경기에 나와서 에반스가 기록한 성적은 2할9푼6리 17홈런 49타점. 비록 6월 한 달 동안 2할5푼 3홈런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30홈런까지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무엇보다 팀이 필요할 때 한 방씩 쳐주는 능력이 좋다. 올해 에반스는 총 6차례의 결승타를 쳤다. 김재환(10차례)에 이어 팀 내 2위 기록이다. 특히 이 중 7회 이후 나온 결승타는 4차례나 된다. 후반 승부처에서 해결해주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뜻이다.
지난 18일 인천 SK전은 에반스의 가치를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3-3으로 맞선 8회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에반스는 박정배의 134km/h 슬라이더를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이자 에반스의 시즌 17호 홈런. 아울러 에반스는 이 홈런으로 2년 연속 전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했다. 에반스의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한 두산은 6-4로 이날 경기를 잡고 후반기 첫 시작을 승리로 열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에반스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에반스 역시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첫 경기였기 때문에 더욱 집중했다. 내 홈런으로 팀이 이길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두 명의 외국인 타자가 짐을 쌌다. 넥센은 대니 돈을, LG는 루이스 히메네스를 웨이버 공시했다. 이들에 앞서서는 kt의 조니 모넬과 SK의 대니 워스가 시즌 중간 떠났다. 그만큼 KBO리그에 외국인 타자가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있게 꾸준히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에반스의 모습에 두산은 그저 흐뭇한 미소를 지을 따름이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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