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타자가 온 것만으로도 우리한텐 기쁜 일이다".
NC 김경문 감독이 반긴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NC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30)가 부상 복귀 첫 날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스크럭스가 홈런을 친 날 NC의 승률도 9할을 훌쩍 넘는다. 기분 좋은 승리공식이 후반기 시작부터 가동됐다.
지난달 10일 복사근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스크럭스는 18일 청주 한화전을 앞두고 38일 만에 복귀했다. 김경문 감독은 "한 달 넘게 쉬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투수와 타이밍이 맞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4번타자가 온 것만으로도 우리한텐 기쁜 일이다"며 반겼다.
1회 첫 타석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스크럭스였지만, 실전 감각을 찾는 데에는 한 타석이면 충분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한화 선발 윤규진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밀어쳐 우중간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시즌 18호 홈런. 5회에는 좌중간 가르는 1타점 2루타로 이날 경기 결승타까지 기록했다.
NC는 올 시즌 스크럭스가 홈런을 친 16경기에서 15승1패, 승률 9할3푼8리로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지난달 6일 마산 롯데전에만 패했을 뿐, 스크럭스가 홈런을 친 나머지 15경기는 전부 이겼다. 그 중에는 스크럭스의 결승 홈런이 4개나 된다. 동점 홈런도 3개 포함돼 있을 정도로 영양가 만점. 18개의 홈런 중에서 13개가 2점차 이내 접전 상황에 터졌다.
NC는 스크럭스가 복사근 부상으로 빠진 25경기에서 12승13패에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7위에 그치며 고전했는데 팀 홈런이 19개로 9위까지 떨어졌다. 스크럭스의 빈자리를 실감한 것이다. 하지만 복귀전에서 홈런과 2루타로 장타 두 방을 가동하며 NC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스크럭스는 "부상으로 빠진 기간 동안 팀이 주춤했고, 나 역시 심적으로 힘들었다. 팀원들과 덕아웃에서 함께할 수 없어 답답했는데 부상에서 돌아와 같이 파이팅 내며 야구를 할 수 있어 즐겁다"며 "첫 타석 삼진은 당했지만, 최대한 공을 더 보려고 했다.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이미 전반기 막판 1군 선수단에 합류했지만 완벽한 회복을 위해 몸을 추슬렀던 스크럭스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태로 복귀하는 게 모두에게 좋다고 생각했다.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니지만 거의 100%에 가깝다. 복귀에 도움을 준 트레이닝파트에 고맙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