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녀 종영①] 차라리 '엽기적인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7.19 06: 49

SBS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이하 엽기녀)가 지난 18일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극 중 견우(주원 분)와 혜명공주(오연서 분)는 1년 뒤 재회, 혼인을 하기로 했다. 
‘엽기녀’는 2001년 개봉된 차태현과 전지현의 동명의 영화를 드라마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리메이크라고는 하지만 작품의 배경과 주인공의 성격과 에피소드 등 공통점을 찾기는 어려웠다. 주인공의 이름인 견우와 과격하고 독특한 성격을 지닌 여자 주인공의 성격과 두 주인공의 첫 만남 에피소드 정도가 닮아있다.
오진석 PD는 ‘엽기녀’라는 제목을 가져오면서 표절이나 리메이크에 대한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했다고 밝혔지만,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사극으로 배경이 바뀐 드라마 ‘엽기녀’와 영화 ‘엽기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었다. 차라리 제목을 바꿨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엽기녀'는 사전제작의 이점을 살려 아름다운 영상미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채롭고 화려한 공간과 색감, 소품들은 극을 더욱 맛깔스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냈다. 갖가지 색깔로 매달린 수많은 풍등은 CG가 아닌 실제 물량으로 만들어낸 것으로 장관을 이뤄 안방극장에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은 견우와 혜명공주의 사랑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줬고, 시청자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물론 극 초반에는 산만하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각 캐릭터들의 사연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주원과 오연서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탄탄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첫 사극에 도전한 주원은 코믹부터 가슴 시린 오열까지,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며 극의 중심을 꽉 잡아줬고, 오연서 역시 흡인력 높은 연기 내공으로 혜명공주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두 사람의 연기 호흡 또한 일품이었다는 평가다. /pps2014@osen.co.kr
[사진] '엽기녀'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