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오재원, 두산 돌진의 마지막 과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19 05: 57

“더 이상 내려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후반기 강공 드라이브를 선언했다. 총력전을 대비한다. 돌아오는 선수들, 살아나는 선수들에 대한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하지만 아직 김 감독의 손에 안 잡히는 퍼즐들이 있다. 지난해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끈 내야 자원들인 오재원(32)과 허경민(27)이다. 두 선수가 살아나야 두산도 지난해의 위용을 온전히 재구축할 수 있다.
두산은 지난해의 기세가 상당 부분 사라졌다. 전반기 종료 당시의 순위는 5위였다. 2~3위권과 큰 승차가 나지 않지만 사실 아래로 봐도 마찬가지였다. 부상자 속출, 그리고 주축 선수들의 알 수 없는 부진에 악전고투했다. 어쨌든 지난해만 짜임새가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런 고전의 흔적은 순위에 고스란히 남았다.

하지만 후반기는 다를 공산이 크다. “두산은 두산이다. 올라올 것”이라는 대다수 야구 관계자들의 전망 그대로다. 기본적으로 가진 전력이 탄탄하다. 지난해 통합우승의 경험도 있다. 전력도 한결 나아진다. 어깨 부상으로 사실상 전반기를 날린 마이클 보우덴의 공에 힘이 붙어간다. 사구 여파로 나란히 빠졌던 양의지와 민병헌도 이르면 다음 주 복귀할 예정이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박건우와 오재일도 살아났다.
그래도 대반격을 위한 완전체는 아니다. 이 구상에 더해 오재원 허경민도 살아나야 한다. 그래야 구멍 없이 바퀴가 돌아간다. 김 감독이 콕 집어서 말할 정도로 전반기에 부진했던 선수들이다. 오재원은 73경기에서 타율 2할2푼5리, 4홈런, 25타점, 7도루에 그쳤다. 허경민은 70경기에서 타율 2할5푼6리, 2홈런, 21타점의 성적이었다. 지난해 성적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김 감독도 걱정이다. 박건우 오재일과 다르게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타격감 때문이다. 언젠간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지만 그 인내의 시간이 길어진다. 오재원은 7월 9경기에서 1할6푼이다. 최악의 6월을 보냈던 허경민도 7월 9경기에서 2할2푼2리에 그쳤다. 타선에 불이 붙으려면 이들도 살아나야 한다. 좋았던 선수들의 사이클이 계속 유지될 수는 없다는 측면도 있다.
“부상 선수들이 들어오고 하면 전체적으로 (팀 전력이) 나아질 것이다. 이기는 쪽으로 경기 운영을 하려고 한다”고 선전포고를 한 김 감독은 “오재원과 허경민의 타격 페이스가 전반기 끝날 때까지 올라오지 않았다. 이들이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감독이 지목한 후반기 키 플레이어인 셈이다.
오재원의 공백은 최주환이 잘 메웠다. 하지만 최주환이 할 수 없는 것 중 오재원이 할 수 있는 것도 있는 법이다.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최상이다. 허경민은 사실 대체자가 확 떠오르지 않는다. 임시처방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허경민이 해줘야 한다. 잠에서 깨어난 곰들의 돌진 태세에 두 선수도 보조를 맞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오재원(왼쪽)-허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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