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이틀 연속 수비에 울었다.
황재균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전에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1루수 선발출장이었다.
황재균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는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꾸준히 1루수로 경기에 나섰다.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KBO리그에서는 줄곧 3루수비만 나섰기에 의문부호가 따랐다. 황재균은 마이너리그에서 1루수로 31경기 255이닝을 소화하며 실책 5개를 기록했다. 오히려 3루수로 나설 때(268⅓이닝 6실책)보다 나았다.
실제로 황재균은 경기 초반 깔끔한 수비를 선보였다. 클리블랜드 4회 선두타자 프란시스코 린도어는 3루 땅볼을 때려냈다. 타구가 깊은 데다 린도어의 빠른 발을 감안하면 내야 안타가 될 상황. 그러나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스가 무리하게 1루로 던졌다. 송구는 홈 쪽으로 한참 벗어났지만 황재균이 몸을 날려 송구를 잡아냈다. 린도어는 1루에서 살았지만 자칫 2루까지 향할 법한 주자를 막아냈다는 점에서 의미있었다. 린도어는 결국 홈을 밟지 못했다.
그러나 문제는 6회 터졌다. 양 팀이 3-3으로 맞선 상황. 클리블랜드 선두 호세 라미레스가 2루타를 치고 살아나갔다. 후속 브랜든 가이어는 1루 쪽으로 희생 번트를 굴렸다. 타구가 느렸지만 황재균은 이를 잡아 1루로 뿌렸다. 그러나 송구가 옆으로 치우쳤다. 공은 우익수 방향으로 향했고 라미레스는 그 사이 홈을 밟았다. 황재균의 송구 실책. 이 점수가 이날 경기 결승점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3-5로 패했다.
황재균은 이날 경기 타석에서도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1할8푼2리에서 1할6푼7리로 떨어졌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509에 불과하다. 사실상 공격에서는 낙제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까지 돕지 못했다.
전날(17일)의 추신수가 겹치는 광경이었다. 추신수는 17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시스티의 코프먼스타디움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했다. 3-3 동점으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 로렌조 케인의 타구가 우익수 쪽으로 떴다. 추신수는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공을 놓쳤다. 타구는 주춤하던 추신수의 글러브에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져 끝내기가 됐다. 기록은 실책 아닌 안타 처리.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두 실책 모두 팀 패배와 직결됐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후반기 출발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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