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바람 바람 바람”..‘품위녀’, 이런 막장 또 없습니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07.16 09: 55

‘품위있는 그녀’에서 바람피지 않는 사람이 ‘비정상’으로 보일 정도다.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가 그야말로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바람피지 않는 사람이 없는 데다 바람피는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은 조금도 없고 오히려 당당하다.
‘품위있는 그녀’의 중심 스토리는 요동치는 욕망의 군상들 가운데 마주한 우아진(김희선 분)과 박복자(김선아 분)의 엇갈린 삶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주변 상류층 삶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는데 ‘이런 세상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정상적인 모습이 펼쳐진다. 이 드라마에서 바람피는 캐릭터보다 바람 안 피는 캐릭터를 찾는 게 더 쉬울 만큼 얽히고설켜있다.

우아진 남편 안재석(정상훈 분)은 우아진이 돕고 있는 화가 윤성희(이태임 분)와 바람을 피고 있고 김효주(이희진 분)와 서문탁(김법래 분) 부부도 각각 애인이 있고, 오경희(정다혜 분)는 같은 브런치 모임 멤버 차기옥(유서진 분)의 남편 장성수(송영규 분)와 불륜 관계다.
이들의 불륜관계는 갈수록 가관이다. 애인 한 명쯤 두는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아내에게 당당하게 얘기하고 바람핀다.
지난 15일 방송된 10회 방송에서도 불륜남녀들의 뻔뻔한 모습이 그려졌다. 안재석은 자신이 바람핀다고 화내는 아버지 안태동(김용건 분)에게 안태동도 바람 많이 피었으니 자신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면서 오히려 자신을 도와달라는 황당한 말까지 했다.
그러면서 윤성희를 사랑한다고 하더니 “나는 우아진과 이혼도, 윤성희와 헤어지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아내와 내연녀 모두를 놓치지 않겠다는 선언은 시청자들을 어이없게 했다.
그리고 우아진이 딸과 이사 가려고 했던 집에 윤성희를 데려와 함께 살았다. 이를 우아진이 알았고 우아진은 충격에 쓰러지기까지 했다. 강기호(이기우 분)의 도움으로 병원에 입원한 우아진. 그런데 안재석에게 걸려온 전화는 더 충격적이었다.
우아진을 걱정하는 듯 하면서도 우아진의 속을 뒤집는 말을 했다. 안재석은 우아진에게 전화해 “나 너 사랑해. 너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 문제지만”이라고 황당한 말을 했다. 거기다 우아진은 딸을 돌봐달라고 부탁했지만 “윤성희가 아프다”고 거절했다.
안재석도 안재석이지만 오경희 또한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차기옥은 남편의 내연녀가 오경희라는 걸 알고 오경희를 자극했고 결국엔 몸싸움까지 했는데 임신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는 장성수를 찾아가 남편 아이가 아니라면서 책임져달라고 하는 뻔뻔한 말을 하기까지, 도대체 정상인 사람이 누구인지 찾기 힘든 그들만의 세계다.
사실 캐릭터들의 불륜 관계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일부 시청자들도 있다.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을 법한, 현실감 넘치는 ‘막장’이 더 큰 불편함을 주는 듯하다. 하지만 아쉬운 건 ‘바람’이라는 소재로만 상류층의 이면을 표현하는 것. 분명 흥미로운 소재이긴 하나 상식을 뛰어 넘는 불륜남녀의 모습이 씁쓸하기만 하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품위있는 그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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