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올스타 홈런더비 우승 저주 풀어낼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7.16 10: 00

올스타 홈런더비 우승의 후유증은 올해도 이어질까. 후반기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8)에게 지켜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다. 
로사리오는 지난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올스타전 홈런 더비의 우승자가 됐다. 하루 전 예선에서 8개·10개의 홈런을 터뜨린 로사리오는 결승전에도 8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이대호(4개)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 중에는 140m 최장 비거리 홈런까지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의 흐름을 보면 올스타전 홈런 더비 우승자 대부분이 후반기에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 LG 루이스 히메네스는 전반기 80경기에서 22개의 홈런을 폭발했지만, 후반기 55경기에선 4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2015년 롯데 황재균도 전반기 97경기에서 17개의 홈런을 터뜨린 뒤 홈런 더비까지 우승했으나, 후반기 첫 20경기 연속 무홈런에 그쳤다. 
2012년 한화 김태균도 전반기 72경기 12개였던 홈런이 후반기 54경기에선 4개로 떨어졌다. 특히 장타율이 6할1푼4리에서 4할2푼9리로 눈에 띄게 하락했다. 2011년 SK 박정권 역시 홈런 더비 우승 후 맞이한 후반기 첫 31경기에서 123타석 동안 무홈런으로 지독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2010년 두산 김현수도 후반기 첫 11경기에선 홈런 없이 장타는 2루타 2개에 그쳤다. 
지난 2015~2016년 2년 연속 KBO리그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참가한 에릭 테임즈(밀워키)는 지난주 메이저리그 홈런 더비에 초청받았어도 고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 테임즈는 "한국에서 홈런 더비에 출전한 적 있는데 2주 동안 스윙이 마치 무언가에 취한 듯했다"고 썩 좋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홈런 더비는 무조건 홈런을 쳐야 하는 이벤트 게임이다. 타자들의 스윙이 커질수록 자신도 모르게 타격 밸런스에도 미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3차례의 홈런 더비 우승 경력이 있는 김태균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다. 홈런 더비와 관계없이 부진한 탓에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태균은 첫 홈런 더비 우승을 차지한 2005년 전반기 79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쳤고, 후반기에도 45경기 11개 홈런을 때렸다. 경기당 홈런이 0.15개에서 0.24개로 대폭 늘었다. 2009년 홈런 더비 우승자였던 롯데 이대호도 전반기 91경기 18홈런, 후반기 42경기 10홈런으로 경기당 홈런은 0.20개에서 0.24개로 증가했다. 선수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것이다. 
로사리오가 후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문제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홈런 더비의 악영향이 거론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거포 유형의 타자일수록 후유증이 클 수 있다. 전반기 2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공동 3위였던 로사리오가 홈런 더비 우승의 저주를 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사진] 대구=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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