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몸싸움도 우아하게..'품위녀'가 보여준 '품위있는 막장'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17.07.16 06: 49

분명히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막장드라마의 코드를 갖고 있다. 아침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설정들이다. 
하지만 '품위있는 그녀'를 마냥 막장드라마라고 평할 수 없다. 자극적인 소재들도 웰메이드로 진화시키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JTBC '품위있는 그녀'에서도 이 같은 극의 매력이 제대로 묻어났다. 불륜 등 막장같은 요소들을 고품격과 코믹으로 적절히 버무려내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이날 안재석(정상훈)은 아버지 안태동(김용건)에게 윤성희(이태임)와의 불륜사실을 들켜 혼쭐이 났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에게 보고 배운 것"이라며 오히려 큰 소리쳤다.
그러면서 안재석은 아버지만큼은 자신을 이해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물론 안재석의 불륜은 보는 이들의 분노를 유발했지만 그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마냥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안태동 역시 무수히 많은 바람을 폈고 간병인이던 박복자(김선아)도 새 부인으로 맞았으니 할 말은 없는 셈이다. 이처럼 나름의 개연성을 갖게된 불륜스토리는 안재석의 뻔뻔한 말과 행동으로 재미까지 더했다.
안재석은 "헌 여자, 새 여자 다 좋다"고 말하는가하면 "난 널 사랑한다. 여러 명을 사랑해서 문제지만"이라고 뻔뻔한 태도를 일관했다. 이는 시청자들의 화를 자극하면서도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차기옥(유서진)과 오경희(정다혜)의 몸싸움도 보통의 드라마와 달랐다. 조강지처와 내연녀의 갈등은 흔하디 흔한 상황.
그러나 차기옥과 오경희의 대결은 클래식음악과 슬로우모션 속에 그려지며 상류층의 모순, 이중성을 풍자하는 듯했다. 또한 겉으로 우아한 척한 두 사람이 과거를 들키는 모습도 실소를 자아냈다.
여기에 배우들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다. 김희선, 김선아, 정상훈 등은 매회 뛰어난 연기력으로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연출부터 극의 전개, 연기까지 모든 부분이 탄탄하게 갖춰진 것이다.
불륜 소재도 웰메이드 작품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품위있는 그녀'. 자칫 불편할 수 있는 스토리를 신선한 재미로 전환시킨 만큼 점점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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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품위있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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