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kt 위즈는 '인성, 육성, 근성'을 추구하는 팀일까.
kt는 14일 KBO에 김상현(37)의 임의탈퇴 복귀 신청을 하면서 동시에 웨이버 공시를 신청했다. 1년 전 임의탈퇴 족쇄를 채웠던 김상현에게 복귀의 길을 열어줬지만, 'kt와는 함께 못한다'며 방출한 것이다.
kt측은 김상현을 웨이버 공시한 이유로 "인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김상현을 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kt는 올해 초 김진욱 감독을 영입하면서 인성-육성-근성을 핵심 기조로 내세운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kt의 이중잣대다.
앞서 김진욱 kt 감독은 "장성우처럼 김상현도 반성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품을 뜻을 보였다. 김 감독은 올해 시범경기를 시작하며 "장성우를 기용하겠다"며 팬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장성우(27)는 2015시즌이 끝나고 SNS를 통한 사생활 폭로로 물의를 일으켰다. 야구계 관련자들을 험담, 비방하는 내용으로 명예훼손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법원 판결로 벌금형을 받았다. 2016시즌에는 KBO의 출장 정지 징계와 부상 등을 이유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김 감독의 사과와 장성우 본인의 공개 사과가 있었고, 올 시즌에는 전반기 64경기를 뛰었다.
김상현은 지난해 6월 2군 훈련장이 있는 전북 익산에서 자동차 안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입건됐다. kt는 7월 12일 지역 매체의 보도로 사실을 인지했고, 다음날 KBO에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했다.
이후 김상현은 검찰로부터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장성우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 2월 법원의 벌금 700만원 선고를 받았다. 사법 제도에서는 장성우가 더 큰 벌을 받았다.
1년이 지난 지금. kt는 김상현의 인성을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런 입장이라면, 1년 동안 임의탈퇴 족쇄를 채울 것이 아니라 지난해 7월 김상현을 웨이버 공시했어야 했다. 속을 들여다보면 이중잣대다.
장성우가 주요 포지션인 포수인데다 앞이 창창한 20대 후반인 반면 김상현은 30대 후반이다. 김상현은 올해 독립야구단에서 뛰며 몸을 만들고 있었지만, 팀 전력에 크게 보탬이 안 된다고 판단해 품지 않은 것이 타당한 이유다.
kt는 최근 윤석민(32)을 트레이드하면서 1루수 및 지명타자 자리를 보강했다. 김상현의 포지션과 겹친다. 더구나 1루와 지명타자로 김동욱, 남태혁, 유민상 등 20대 자원들도 있다.
15일 현재 kt의 1군 엔트리를 보면 외야진 4명(용병 제외)의 평균 나이는 34세다. 내야진에는 kt에서 데뷔한 선수로는 심우준(22)과 남태혁(26) 단 2명 뿐이다. 대부분 FA,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등으로 kt로 옮겨온 선수들30대와 20대 후반 선수들이다. 육성과는 거리가 먼 선수 구성이다.
'인성 육성 근성'의 팀 기조가 아니라 팀 전력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적은 김상현을 굳이 팀에 데려올 필요가 있냐는 것이 kt의 속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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