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th BIFAN 종합] 전도연 영화史 20년+BIFAN 21회, 그들의 뜻 깊은 우정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7.14 14: 42

 지난 1997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올해 21회를 맞이한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이하 BIFAN)가 영화인으로서 20년을 걸어온 배우 전도연의 노고를 치하하는 특별전을 마련했다.
14일 오후 부천 고려호텔에서 열린 ‘BIFAN 영화제’ 기자회견에는 전도연과 평론가 정성일, 집행위원장 최용배가 참석해 그 의미를 기렸다.
먼저 전도연은 “처음에는 전도연 20년 특별전을 제안하셔서 거절했었다(웃음). 사실 사람들에게 '전도연이 벌써 20년이나 됐어?'라는오래된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고, 저 역시 늘 신인 같은 자세로 임하고 싶어서였기 때문이었다"며 "제가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의미가 아닌 중간에서 돌아보고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서 하게 됐다. 이렇게 제게 의미 깊은 20주년 특별전을 열어주셔서 감사하다(웃음). 몸 둘 바를 모르겠다”라고 부끄러운 인사를 전했다.

최용배 집행위원장은 전도연의 특별전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 “1997년에 전도연 배우가 데뷔작 ‘접속’으로 부천 초이스 부문에 초청됐고, 관객상까지 수상했다. 그것을 계기로 전도연 배우와 인연이 시작됐다”며 “전도연씨의 ‘접속’도 1997년, 부천국제영화제가 시작된 해도 1997년으로서 20주년은 굉장히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이어 최 위원장은 “집행위원장으로서 영화제를 운영하다보니, 훌륭한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마치 작품에 배우를 캐스팅 하듯 여러 프로그램들을 선택하는데 올해는 좀 더 근사하게 만들기 위해 제가 위원장을 맡은 이후 처음으로, 배우의 특별전을 하게 됐다. 그래서 20년동안 배우로서 독보적 위치에 선 전도연의 특별전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평론가 정성일은 ‘전도연 기획전’을 함께 기획한 의도에 대해 “(전도연 특별전을)기획한 첫 번째 이유는 전도연 배우가 훌륭하기 때문이다. ‘접속’부터 ‘남과 여’를 보면, 서로 다른 장르에서 매번 다른 연기를 보여줬다. 정말 훌륭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성공한 장르에 머물고 싶어 하는데, 전도연씨는 아니다. 매번 새로운 영화,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해왔다. 그점에 착안해 저희 부천영화제도 도전을 의미로 삼고 이번 특별전을 열게 됐다”고 부연했다.
올해의 BIFAN은 한국영화 史(사)에 한 획을 그은 전도연을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Contact, JEON Do-yeon)’를 개최했는데,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짚어보는 게 한국 영화 20년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그녀는 1997년 영화 ‘접속’으로 시작해 지난해 ‘남과 여’에 이르기까지 총 17편에 출연하며 관객들에게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전도연은 “제가 영화와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껴 계속 하게 된 것인데, 이제는 전도연하면 영화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제가 선택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간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하겠다'라든지 '어떤 캐릭터를 맡겠다'는 계획을 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감독님들의 말씀이 절대적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절대적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그땐 제 생각보다 (감독들의 말이)더 중요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을 만나면서부터 달라졌다고. "'해피엔드'를 했을 때 감독과 배우가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어린 나이라서 그 인물(최보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잘 소화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제가 인물에 욕심을 내고 재미를 느끼면서 찍었다. 그때부터 영화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면서 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밀양’(감독 이창동·2007)에 대해 “'밀양'은 제가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갖게 해준 의미 깊은 작품인 것 같다. 그 작품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전도연이라는 사람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밀양’을 통해 더 꾸미지 않고, 내가 느끼는 것만큼만 연기를 하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말을 하면 부끄럽지만 연기적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마련된 전도연 특별전은 전도연의 20년 스크린 연기 인생이 담겨있는 주요 작품들을 상영하는 전작전과 관객과의 대화, 작품의 포스터 전시회, 특별전 책자 발간 등 전도연의 영화인생을 엿볼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특별전에 상영되는 주요 작품들은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밀양’을 비롯해 ‘피도 눈물도 없이’, ‘인어공주’, ‘카운트다운’, ‘하녀’, ‘협녀, 칼의 기억’ ‘무뢰한’ 등 17편으로 구성돼 있다.
이어 전도연은 "제가 다작 배우는 아니다. 사실 20년 동안 영화 17편을 했다는 것에 놀랐다. 더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쉬웠다"라며 "앞으로 제가 어떤 배우가 될지는 모르겠다(웃음). 하지만 '전도연=영화'가 된 만큼 쉬지 않고 더 열심히 잘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성일 평론가는 “2017년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 전도연의 영화인생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97년 ‘접속’과 함께 친근한 얼굴로 무심하게 걸어들어 온 그녀는 2016년 ‘남과 여’에 이르기까지 그녀만의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한국영화의 가장 빛나는 순간들을 함께 했다"고 덧붙였다.
BIFAN과 전도연의 특별한 인연은 1997년 열린 제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그녀의 첫 주연작인 ‘접속’을 상영하면서 시작됐다. 올해 21회를 맞는 BIFAN에서 전도연의 특별전을 마련한 것은 20년의 시간을 함께한 영화제가 전도연에게 보내는 우정과 연대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는 어제(13일)부터 23일까지 11일간 개최되는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간 중에 열린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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