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들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없을 것이다".
KIA 좌완 양현종이 지난 13일 NC와의 광주경기에서 6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따냈다. 전반기에만 13승을 거두었고 통산 28번째로 100승 투수가 되었다. 타이거즈 최초의 좌완 100승이다. 타이거즈 자체로는 선동렬, 이강철, 조계현, 이대진에 이어 5번째 100승 클럽 가입자이다.
양현종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꿈만 같다"면서 특별히 감사를 표한 지도자들이 있었다. 조범현 전 감독, 간베 도시오와 이강철 전 투수코치였다. 그는 "이 분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그냥 투수를 선발투수로 만들었고 주축 투수로 만들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먼저 거론한 조범현 전 감독에 대해서는 "기회를 많이 주셨다"고 말했다. 조범현 감독은 2007년 시즌을 마치고 지휘봉을 잡은 뒤 양현종을 눈여겨보았다. 직구의 볼끝은 좋았지만 제구력이 흔들렸고 변화구도 날카롭지 못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양현종을 마운드에 올렸다. 선발투수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다.
2007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낙점을 받은 양현종은 첫 해 31경기에 등판해 49⅓이닝을 던져 1승을 따냈고 방어율 4.17를 기록했다. 선발투수로도 6경기에 나섰다. 조 감독은 2008년에는 48경기(선발 9경기)에 등판시켜 75⅔이닝을 던지도록 했다. 선발투수로 9경기에 나섰지만 5패 방어율 5.83의 성적을 남겼다.
양현종을 탐낸 다른 팀의 트레이드 요청도 단호히 거절했다. 그리고 2009년이 되자 양현종을 선발투수로 발탁을 했다. 2년동안 단 1승에 그쳤지만 양현종은 입단 3년만에 당당한 선발투수가 되었다. 29경기에 출전해 12승5패, 평균자책점 3.15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우승의 주역이 되었다.
간베 코치는 양현종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누구보다 혹독하게 훈련을 시켰다. 양현종의 장점인 공을 감추고 던지는 투구폼을 칭찬했다. 기술적으로는 하체를 이용하는 투구와 밸런스를 유지하는 방법부터 선발투수로 어떻게 마운드를 운영하는지도 가르쳤다.
타이거즈 최다승(152승)을 보유한 이강철 코치도 빼놓을 수 없는 은인이다. 선발투수로 잔뼈가 굵은 그는 양현종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직구를 가지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특급투수가 되는 노하우를 전수해주었다. 2011년과 2012년 어깨통증으로 부진에 빠졌을때도 회복하는 과정에서 함께 고민해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100승 투수는 쉽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좋은 자질을 갖추고 노력을 아끼지 않은 양현종이 있었고 흔들리고 부족해도 아낌없이 무대를 만들어준 감독, 그리고 부던히 성장하도록 도와준 코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KBO리그 대표 좌완투수로 성장한 양현종은 100승을 넘어 은사의 타이거즈 최다승을 향해 다시 여정을 시작했다. /sunny@osen.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