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스포츠 프로야구가 다시 한 번 팬들을 실망시켰다.
KBO리그는 지난해 총 관중 830만 명을 돌파했다. 1000만 관중 시대를 바라보는 프로야구는 명실상부 국내 1등 프로스포츠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프로답지 못한 행동으로 팬들을 적잖이 실망시켰다. 2017시즌 전반기에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 챔피언 두산의 심판매수 의혹
두산은 김승영 전 사장이 지난 2013년 10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최규순 심판에게 300만원을 건넨 사실이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돈을 빌려준 것일 뿐 대가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심판과 구단 사장이 직접 돈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 자체로도 문제였다. 심판을 매수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정황이었다. 2013년 두산은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국 두산은 김승영 전 대표가 물러나고 전풍 신임 사장이 선임됐다. 두산은 “하루 빨리 분위기를 수습하고 올 시즌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홈경기를 앞두고 임직원이 그라운드에 나와 팬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팬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는 역부족이었다. 팬들은 ‘범죄두’, ‘매두’ 등의 표현을 써가며 KBO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하며 사건은 법정으로 넘어갔다. 야구계에서 사건을 내부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있었다면 이제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가려지게 됐다.
또 다른 서울구단 넥센도 같은 심판으로부터 급전 요청을 받았던 사실을 자진신고 해 논란이 증폭됐다. 앞으로 사건에 연루된 구단이 더 나올 경우 프로야구 흥행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레전드의 은퇴에 찬물 끼얹은 음주운전
심판매수 의혹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음주운전사고까지 터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0일 LG 투수 윤지웅(29)을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윤지웅은 이날 오전 6시30분경 자신의 차량을 몰고 잠실역 인근을 달리다 다른 차량에 의해 접촉 사고를 당했다. 음주측정 결과 그의 혈중알코올농도 0.151%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LG는 곧바로 윤지웅에게 잔여시즌 출장정지 및 벌금 1000만원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윤지웅에게 72경기 출장정지와 함께 유소년 봉사활동 12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KBO는 “향후 선수단의 음주운전 등 리그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소속구단에 대해서도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라며 LG 구단에도 엄중경고를 했다.
윤지웅은 "은퇴한 이병규의 술자리에 참여해 술을 마셨다가 사고를 냈다"고 진술해 논란을 키웠다. 이에 이병규는 “윤지웅이 인사를 하러 왔지만 함께 음주를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윤지웅이 사건을 축소하기위해 대선배의 이름을 거론한 것이 아니냐며 팬들의 실망이 적잖았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