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는 7할이라도 쳐야 하나요".
롯데 조원우 감독은 13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이대호(35)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최근 타격 부진에 대한 물음이었다. 평소처럼 차분하게 말하던 조원우 감독이지만, 이대호 관련 질문에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조 감독은 "대호는 2~3경기만 못 치면 (주변에서) 부진하다고 한다. (그런 질문은) 조금 자제해줬으면 좋겠다. 야구가 그렇게 쉽지 않다. 대호라고 해서 어떻게 계속 잘 칠 수 있겠나. 그럼 타율 7할을 쳐야 한다"며 "대호는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호는 전반기 84경기에서 타율 3할3푼9리 109안타 17홈런 63타점 46득점 출루율 4할2리 장타율 5할2푼5리 OPS .927을 기록했다. 타율 8위, 안타 5위, 홈런 공동 7위, 타점 공동 8위, OPS 10위. 시즌 초반 맹렬한 기세에 비해 최근에는 다소 주춤하고 있다.
7월 11경기에서 46타수 11안타 타율 2할3푼9리 3홈런 12타점 7득점 OPS .778로 고전 중이다. 특히 득점권에서 21타수 5안타 타율 2할3푼8리에 삼진과 병살타도 2개씩 기록했다. 이대호라는 이름값을 생각하면 최근 부진이 두드러져 보이는 게 사실.
조 감독은 "타격이란 건 사이클이 있다. 갭을 줄이고, 반등할 때 확 치고 올라오는 것이 중요하다. 대호는 몰아치는 능력도 있어 기량에 대한 의심은 안 한다"며 "어느 타자든 까다로운 투수, 만만한 투수가 있다. 어떤 투수에게든 전부 잘 칠 순 없다"고 이대호를 감싸안았다.
조 감독은 이대호의 체력 안배를 위해 12~13일 한화전에는 2경기 연속 1루 수비 대신 지명타자로 썼다. "계속 풀타임을 나가다 보니 조금 지친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이대호의 나이도 어느덧 30대 중반이고, 여름철 체력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초반 뜨거운 페이스를 되찾기 위한 방법이다.
이제 전반기는 끝났고, 4일간의 올스타 휴식기가 왔다. 롯데는 5위 두산과 3경기 뒤진 7위로 전반기를 마치며 후반기 5강행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외인 에이스 조쉬 린드블럽의 복귀로 마운드에 큰 힘이 실리는 가운데 이대호의 부활 없인 후반기 반격도 없다. 조 감독의 이대호에 대한 믿음도 굳건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