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결산] 703억 FA 시장의 주인공들, 전반기 성적표는?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7.14 05: 30

지난 2016시즌이 끝나고 열린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는 어김없이 돈바람이 휘날렸다. 총 14명의 선수가 계약을 맺었고, 3년 연속으로 FA 시장 총액 700억(703억 원) 을 돌파했고, 사상 최초의 100억 선수까지 등장했다. 13일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하고 정규시즌 반환점을 돈 현재, 이들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었을까.
FA 시장 사상 최초로 100억 계약 시대를 열면서 삼성에서 KIA로 이적한 최형우의 올 시즌 성적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최형우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고 있다. FA 대박 계약과 함께 팀은 물론 선수 본인의 위치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최형우는 올해 타율 3할7푼4리(305타수 114안타) 22홈런 81타점 72득점 출루율 4할8푼1리, 장타율 0.689의 특급 성적을 기록 중이다.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타율과 최다안타, 득점은 2위에 올라 있고, 타점과 출루율과 장타율은 모두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홈런은 현재 공동 3위다.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부문에서 3위권 내에 해당하는 성적을 찍고 있다. 최형우의 대활약과 함께 소속팀 KIA는 전반기를 1위로 마감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가능성을 점차 높이고 있다. 최형우 그 자체가 KIA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빅뱅 타선’의 선두주자가 되고 있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는 5.90으로 리그 1위다.
KIA는 내부 FA 자원들도 몸값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투수 양현종과 타자 나지완도 KIA의 고공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는 중심 인물들이다.

해외 진출이 유력시 되다가 FA 시장 막바지에 국내 잔류로 급선회 한 양현종은 1년 22억5000만원의 KIA에 잔류했다. KIA에 대한 애정, 그리고 토종 에이스라는 자부심을 성적으로 증명해내고 있다. 18경기 109⅔이닝 13승 3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전반기 동안 남겼다. 시즌 개막 이후 7연승을 달렸지만 5경기 연속 부진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이내 6연승을 달리고 있다.
4년 총액 40억 원에 잔류한 나지완은 최형우와 함께 타선을 이끄는 주역이다. 타율 3할2푼6리(276타수 90안타) 16홈런 63타점으로 ‘저비용 고효율’, ‘효자 FA’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최형우 효과를 직접적으로 체감하면서 과거의 생산력 넘치는 타자의 모습을 되찾았다.
최형우가 100억 시대를 열었지만, 역대 최고액 기록은 일본과 미국을 거쳐 7년 만에 친정팀 롯데로 컴백한 이대호가 세웠다. 이대호는 4년 총액 150억 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전반기 타율 3할3푼9리(322타수 109안타) 17홈런 63타점 46득점 출루율 4할2리 장타율 0.525의 성적을 기록했다. 분명 특급 성적이지만, 기대했던 것만큼의 폭발력은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시즌 초반 이대호는 맹타로 롯데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이후 부침을 겪으면서 이대호라는 이름값과 계약 규모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있다. 전반기 막판 5경기 20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으로 부진한 성적으로 옥의 티를 남겼다. 후반기 팀의 5강 진출을 위한 대약진을 펼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4년 총액 95억 원으로 FA 투수 최고액을 경신하며 삼성에서 LG 유니폼을 갈아입은 차우찬도 에이스에 걸 맞는 역할을 해냈다. 16경기 등판해 102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5패 평균자책점 3.07 탈삼진 102개 WHIP(이닝 당 출루 허용율) 1.12의 전반기 성적을 기록했다. 삼성 시절 보여줬던 기복도 사라졌다. 차우찬은 LG가 고대하던 좌완 에이스의 모습을 전반기 동안 고스란히 보여줬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팔꿈치 타박 증세가 누적이 되면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휴식 이후 차우찬이 다시금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차우찬과 맞트레이드 된 꼴로 LG에서 삼성으로 FA 이적한 우규민(4년 총액 65억 원)은 차우찬과 희비가 엇갈렸다. 시즌 초반 무릎 부상으로 출발 자체가 삐걱거렸다. 16경기 81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5패 평균자책점 4.96의 성적으로 삼성 선발진에 큰 힘이 되지 못했다.
역시 두산 소속에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이원석(3년 총액 27억 원)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68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225타수 69안타) 7홈런 30타점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팀을 이탈했고, 부상 복귀 이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지만 타선과 수비의 안정감이 다소 아쉽다.
두산에 잔류한 내야수 김재호(4년 총액 50억 원)와 투수 이현승(3년 27억 원)도 미지근한 전반기를 보냈다. 김재호는 타율 2할8푼4리(218타수 62안타) 4홈런 32타점 22득점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 참가 이후 컨디션 관리에 난조를 보이면서 시즌 초반 공수 모두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최근 다시 회복세에 돌아서면서 후반기 건재함을 알릴 준비를 마쳤다. 이현승은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부진으로 마무리 투수 자리에서 내려왔다. 32경기 34⅓이닝 2승2패 5세이브 5홀드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 했다. 최근 허리 부상에서 돌아와 전반기를 무사히 마무리 한 것이 희망적인 대목이다.
준척급이지만, 노장 축에 속해 원 소속팀 잔류를 택한 정성훈(LG·1년 7억 원), 이진영(kt·2년 15억 원), 조영훈(NC·2년 4억5000만 원)도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정성훈은 59경기 타율 3할1푼3리(150타수 47안타) 4홈런 18타점 21득점으로 제한된 출장 기회에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이진영은 타율 2할8푼3리(187타수 53안타) 홈런 없이 20타점 19득점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부상과 노쇠화 등으로 이전과 같은 정확도와 수비 능력을 과시하기 힘든 것이 아쉬움이 있다. 조영훈은 팀 내 신진 세력의 급성장으로 1군과 2군을 오가며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 외에 봉중근(LG 잔류·2년 15억 원)과 김광현(SK 잔류·4년 85억 원)은 FA 선수지만, 계약 첫 해 각각 어깨 부상과 팔꿈치 부상으로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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