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 관리 적신호’ 롯데, 씁쓸한 전반기 마무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7.14 05: 34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만들었지만,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무너진 ‘어린 에이스’ 박세웅을 생각하면 썩 유쾌한 마무리라고 볼 수도 없다. 박세웅의 체력과 경기력 관리라는 면에서도 다시 곱씹어볼 만한 전반기 마지막이었다.
롯데는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4-6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전반기를 마무리 했다. 전반기 성적은 41승43패1무다.
우선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롯데는 에이스 박세웅을 내세워 내친김에 시리즈 스윕까지 노렸다. 만약 스윕에 성공했을 경우 42승43패1무로 5할에 더욱 근접한 채, 그리고 5위 두산과 승차를 유지 혹은 더욱 좁힌 채로 전반기를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롯데 벤치는 박세웅의 상태에 대해 미숙했거나, 혹은 안이했던 판단력을 드러내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결과론적인 투수 교체 타이밍이 패인 중 하나였다. 투수교체에 대한 비판은 언제나 결과론으로 귀결되기에, 조심스럽다. 하지만 결과론에 따라오는 과정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왜 이런 결과로 끝맺음이 됐는지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이날 박세웅은 1회와 2회, 선두타자였던 정근우와 이성열에 각각 솔로포를 얻어맞으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6회까지 특유의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실점을 틀어막았다. 6이닝 2실점의 준수한 투구 내용이었다. 이때까지의 롯데는 4-2로 앞서 있었고 박세웅의 투구 수는 88개였다. 투구 수 관리도 적절했다. 문제는 7회부터 발생했다. 박세웅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7회 이성열과 하주석에 연속안타, 양성우에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대타 송광민에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박세웅은 이때서야 마운드를 내려왔고 후속 투수 이정민이 폭투를 범해 박세웅의 책임주자를 들여보냈다. 6이닝 98구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박세웅이 7회에 올라와야 했고, 7회를 무사히 버틸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의문은 이전 등판들의 내용과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박세웅은 이전 7경기에서 110구 이상의 투구 수를 5차례나 기록했다. 나머지 2경기의 투구 수도 98개와 108개, 이 역시 적은 수치가 아니었다. 이 기간 평균 투구 수는 108.7개였다. 불펜진에 대한 불안 때문이었다. 그 결과 박세웅에게 더 많은 이닝과 투구수, 더 많은 아웃카운트를 책임지게 만들었고, 박세웅은 그 부담을 짊어져야 했다.
인위적인 로테이션 조정은 없었지만 투구 수가 누적이 될수록 피로도는 급증하고, 구위는 저하될 수밖에 없었다. 첫 9경기에서 피홈런이 없던 박세웅이 110개 이상의 투구수를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 7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몰아서 맞은 것은 구위 저하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고 봐야 한다. 특히 전반기 마지막 3경기에서 박세웅이 맞은 홈런은 7개였다.
이날 한화전에서도 박세웅의 구위는 그리 위력적이지 않아 보였다. 에이스라는 책임감과 관리 능력을 앞세워 이닝을 소화했을 뿐이다. 앞선 경기들의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었다. 7회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것이 우연이라고 볼 수 없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날 손톱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투구를 펼친 것이 알려지면서 벤치의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증폭됐다.
선수 본인이 투구가 가능하다고 한들, 선수의 의욕과 책임감, 부담감을 관리해주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다. 에이스로 불리기는 했으나, 박세웅은 아직 풀타임 선발 2년차에 불과한 신예다. 박세웅이 운명의 7회를 무사히 막았다고 한들 승리 확률이 올라갔겠지만, 후반기 체력 관리에 대한 문제는 고스란히 안고가야 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실패했으니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롯데는 대체 외국인 선수로 ‘이닝 이터’이자 2015~2016시즌, 에이스 역할을 했던 조쉬 린드블럼을 재영입하면서 후반기 반격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린드블럼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되살아난 브룩스 레일리가 부활한 페이스를 계속 이어간다고 하더라도, 전반기 대역투를 펼친 박세웅이 후반기에 체력 저하로 무너진다면 선발진 축 자체가 무너져버린다. 린드블럼 영입으로 생긴 반격의 동력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롯데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박세웅의 관리라는 후반기에 가장 중점을 둬야 할 포인트를 씁쓸하게 확인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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