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클로저의 뭇매로 강제 명승부가 펼쳐졌다.
kt는 13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전을 9-8로 승리했다. 9회 터진 정현의 끝내기 안타로 8연패를 탈출했다.
균형은 본격적인 불펜 싸움이 시작된 7회, 먼저 앞서나간 쪽은 삼성이었다. kt 필승조 심재민을 두들겼다. 삼성은 2-2로 맞선 7회 선두 구자욱의 내야 안타와 도루로 무사 2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다린 러프의 중전 적시타로 구자욱이 홈을 밟으며 3-2로 앞섰다. 선발 돈 로치에 이어 6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던 심재민을 강판시키는 안타였다.
kt도 삼성의 불펜을 공략했다. 역시 6회부터 마운드를 지켰던 심창민을 괴롭혔다. kt는 선두 이해창 타석에서 대타로 이대형을 내세웠다. 이대형은 볼넷을 골라낸 뒤 2루를 훔쳤다. 개인 통산 500도루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심우준의 번트 때 3루를 밟은 이대형은 박기혁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득점했다. 3-3으로 균형이 다시 맞춰졌다.
삼성은 여기서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심창민을 내리고 백정현을 투입시킨 것이다. 불펜투수로 시작한 백정현은 5월부터 선발투수로 변신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전반기 가장 고마운 선수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백정현이 선발 전환 이후 아주 잘해줬다"라며 그를 꼽은 바 있다. 그런만큼 다소 의외의 등판이었다. 백정현은 이날 멀티 홈런을 때렸던 멜 로하스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김한수 감독의 승부수가 통한 것이다.
반면 kt의 승부수는 무위에 그쳤다. kt는 8회 선두 이지영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정병곤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에 몰렸다. 그러자 7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던 이상화를 대신해 '클로저' 김재윤을 투입했다. "삼성과 3연전, 총력전이다"라고 선포했던 김진욱 kt 감독의 다짐 그대로였다. 그러나 김재윤은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배영섭에게 좌중간 완전히 가르는 3루타를 맞았다.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이어 구자욱의 우전 적시타까지 쳐지며 3루주자마저 홈을 밟았다. 삼성의 6-3 리드. kt는 결국 김재윤을 내리고 홍성용을 투입했다. 홍성용이 2사 후 이승엽에게 우익수 키 넘기는 안타를 맞아 한 점 더 내줬다. 사실상 승기가 갈린 순간이었다.
kt는 8회 백정현과 장필준을 두들겨 두 점을 더 따라갔다. 그러나 후속 이대형이 유격수 병살타에 그치며 추격은 멈췄다. 반면, 삼성은 9회 주권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점수를 더 보탰다.
kt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9회 장필준 상대로 안타 두 개와 볼넷을 묶어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후속 이진영의 1루수 땅볼로 1득점. 이어진 2사 2·3루에서 윤석민이 우중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를 때려냈다. 8-8 동점이었다. 장필준은 정현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경기를 마쳤다.
이날 김재윤은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며 0이닝 3실점. 장필준은 1.1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마무리 수난시대였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