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최고투’ 김대현, LG 5할 사수 선봉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13 21: 49

“(김)대현이가 있잖아요”
LG는 SK와의 3연전을 앞두고 적잖은 위기감에 휩싸였다. 왼손 릴리프 윤지웅의 음주운전 여파에 에이스들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비드 허프와 차우찬이 나란히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차우찬이야 금방 돌아올 수 있는 정도지만, 햄스트링을 다친 허프는 4주 결장이 불가피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당장 선발 한 자리가 비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다. 양상문 감독은 허프의 공백을 누가 메우느냐는 질문에 “대현이가 준비한다”고 한치의 망설임 없이 답했다. 김대현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가진 눈치였다. 그런 김대현은 양 감독의 믿음에 부응이라도 하듯 생애 최고투를 선보이며 팀을 5할 붕괴 위기에서 건져냈다.

김대현은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팀의 9-1 승리를 이끌고 시즌 3승째를 따냈다. 아쉽게도 개인 최다 이닝 타이에 머물렀으나 김대현이 5이닝 이상을 던지며 실점하지 않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프로데뷔 후 최고 활약이라고 할 만했다.
4월 25일 잠실 SK전에서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던 김대현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와는 다른 당찬 투구로 SK 거포군단을 잠재웠다. 최고 148㎞까지 나온 빠른 공과 예리한 슬라이더 조합을 앞세워 SK 타자들을 잠재웠다.
빠른 공은 힘이 있었다. 묵직하게 높은 쪽과 몸쪽을 파고들며 SK 타자들을 흔들었다. 여기에 주무기로 쓴 슬라이더는 예리하게 떨어지며 결정구 몫을 톡톡히 했다. SK 타자들이 좀처럼 이 궤적을 따라가지 못했다. 4월 첫 상대 당시에는 제구가 말을 듣지 않으며 가운데 몰리는 공이 많았지만 이날은 전혀 달랐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잘 떨어지며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
4회부터는 패턴을 바꾸기도 했다. 선두 한동민에게 몸에 맞는 공, 김동엽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무사 1,3루에 몰린 김대현은 좌타자를 상대로 포크볼 승부를 했다. 바깥쪽으로 예리하게 떨어지는 포크볼에 박승욱 박정권이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초반부터 넉넉한 타선 지원을 받은 김대현이 사실상 이날 승리의 기틀을 놓는 순간이었다.
김대현은 "선발 준비는 꾸준히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기회가 왔고 잘 던졌고 팀이 승리하고 전반기를 마무리해 기분이 너무 좋다. 금일 경기가 지금까지 등판 경기 중 가장 긴장됐는데 평소보다 더 신경써서 투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 감독은 “시즌 초반 허프가 없었을 때도 다른 선발투수들이 잘 버티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떠올린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른 선발투수들이 힘을 내야하고, 허프의 직접적인 대체자인 김대현의 몫도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날은 LG가 위기의 한 달을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준 하루이기도 했다. 승리가 더 소중했던 이유다. LG는 5할 승률에서 +1로 전반기를 마치며 한숨도 돌렸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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