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29)이 꿈의 100승을 이루었다.
양현종은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동안 9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4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도 일찌감치 터지면서 7-1로 승리했고 시즌 13승을 거두었다.
이날 승리로 2007년 입단 이후 11년만에 100승 고지를 밟았다. 정확하게는 29세 4월 12일만이다. 통산 323경기만에 꿈의 100승 클럽에 가입했다. 통산 28번째이다. 좌완투수로는 송진우(한화), 장원삼(삼성), 김광현(SK), 장원준(두산)에 이어 5번째이다. 팀내는 선동렬 이강철 조계현 이대진 이후 5번째이다.
양현종은 이날 자원 선발등판했다. 원래는 중간이나 경기막판에 2이닝 정도 던질 예정이었다. 올스타전 선발등판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현재 컨디션이 최고"라면서 선발등판을 원했다. 그리고 마운드에 올라 주장이 거짓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2회 3안타를 맞고 1실점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이닝을 완벽했다. 1회와 3회는 삼자범퇴를 막았고 4회는 나성범 권희동 이호준을 모조리 삼진으로 솎아냈다. 5회도 선두 조평호에게 볼넷을 허용햇지만 후속 두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했고 포수 김민식이 조평호의 도루를 저지해 승리요건을 채웠다.
6회도 선두 이상호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나머지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시즌 최다 삼진이었다. 7회는 임기영에게 바통을 넘기고 등판을 마쳤다. 불펜투수진이 NC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잘 막아 100승을 안겨주었다.
양현종에게는 꿈 같은 11년이었다. 2007년 고졸루키로 입단과 동시에 1군의 주축투수로 활약했다. 2년동안은 적응기였다. 주로 구원투수로 활약하며 각각 31경기 48경기를 소화했다. 2년동안 거둔 승리는 단 1승이었다. 본격적인 선발투수로 나선 것은 2009년이었다. 조범현 감독이 선발투수로 발탁했고 당시 간베 도시오 투수코치가 제안한 6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선발투수 데뷔 첫 해에 12승을 따내고 12년만의 우승에 일조했다. 이듬해는 16승을 수확하며 단숨에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4.25에 그쳤다. 투구수를 줄이고 제구력과 이닝 소화력을 키우기 위해 컷패스트볼을 연마했다. 그러나 어깨 통증이 찾아왔고 2011년 7승, 2012년 1승에 그치는 등 시련기를 거쳤다.
2013년에는 전반기에만 9승을 따내며 부활하는 듯 했지만, 늑골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후반기는 주춤했다. 2014년부터는 에이스 본능을 완전히 회복했다. 16승을 따냈고 2015년에는 15승과 평균자책점 1위(2.44)를 차지했다. 이어 작년에는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10승에 그쳤지만 처음으로 200이닝을 돌파하는 이닝이터의 면모까지 갖췄다.
FA 자격을 얻어 외국진출을 모색했으나 포기하고 KIA에 잔류했다. 87승으로 시작한 2017시즌은 뜨거웠다. 개막부터 7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선배 김정수 재활군 코치가 보유한 타이거즈 좌완 최다승을 경신했다. 밸런스를 잃어버려 주춤했지만 파죽의 6연승으로 100승 고지를 밟고 타이거즈의 역사가 되었다. /sunny@osen.co.kr
[사진]광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