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커피 한 잔③] 김도훈 대표 "첫 히트곡은 S.E.S, 녹음한 날 난리났죠"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7.16 14: 58

 S.E.S의 ‘저스트 어 필링’, 휘성의 ‘위드 미’, ‘굿바이 러브’, 거미의 ‘기억상실’,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어른아이’, SG워너비의 ‘죄와벌’, 소유X정기고의 ‘썸’(공동작곡), 씨앤블루의 ‘외톨이야’(공동작곡)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RBW의 김도훈 대표가 작곡한 곡이자 국내 가요계를 강타한 대히트곡들이다.
최근에는 소속가수인 걸그룹 마마무를 데뷔곡 ‘Mr.애매모호’부터 ‘나로 말할 것 같으면’까지 6연타 히트를 시키면서 제작자로도 훌륭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벌써 작곡을 한지도 약 20년. 제1회 한국음악저작권대상 락부문 작곡가상, 제20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최고작곡자상, 제6회 멜론뮤직어워드 송 라이터상, 제4회 가온차트 K-POP 어워드 올해의 작곡가상 등 작곡가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가운데, 여전히 잃지 않는 젊은 감각으로 음원차트를 주름잡고 있다.
최근 김도훈 대표와 만나 첫 히트곡을 만든 순간부터 마마무의 6연타 히트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김도훈 대표와의 일문일답.
-발라드, 미디엄템포, 댄스곡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졌는데 첫 히트곡은 걸그룹 S.E.S의 ‘저스트 어 필링’이었다.
▲해당 곡 같은 경우는 S.E.S를 의도해서 쓴 곡은 아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SM이 곡 받는 게 지금보다 더 오픈돼 있었는데 그때 S.E.S 앨범 한다고 해서 내게 된 곡이다. 녹음하는 날 녹음실에 제 친구들만 10명 왔던 것 같다. S.E.S 보겠다고 말이다. 휘성, 거미도 데뷔하기 전이었는데 놀러왔을 정도였으니까. 그만큼 기분이 좋았고 그 이후로 사실 저라는 이름을 알린 건 휘성의 ‘위드 미’인 것 같다. 이 곡을 통해 제 옷에 맞는 간판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오랫동안 감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는가.
▲되게 정말 많은 데서 인터뷰를 했는데 그때마다 하는 이야기는 항상 똑같다. 작곡가 수명이 길어야 15년이라고 하지 않나. 저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게 있다. 보통 작곡은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템포, 어떤 장르, 어떤 코드, 어떤 멜로디를 할 것인지 선택이 더 많은데 보통 본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걸 선택한다. 자신이 선택한 것과 대중이 선택하는 것과 점점 멀어지면 이제는 감이 떨어지는 거다. 작곡을 오래하면 스킬은 느는데 그럴수록 대중과 취향을 똑같이 만드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건 젊은 사람들과 계속해서 교류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저도 진짜 열심히 소통하고 있다. 그걸 위해서 노력하는 것 같다.
-작곡가는 타고나는 건가.
▲그런 것 같다. 음악적으로도 재능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히트 작곡가의 DNA는 따로 있는 것 같다. 연주에 재능이 있는 분이 있고 현대음악을 잘하는 분이 계시고. 상아탑같이 연구하시는 분도 있고 분야가 다 다르다. 확실히 대중을 정확히 읽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마마무 멤버들도 음악 작업을 하고 있나?
▲재능은 다 있더라. 휘인이가 제일 티를 안 냈는데 어느 날 음악을 두 세곡 만들어왔더라. 이번 앨범에도 들어갈 뻔했다가 나중에 솔로 앨범 때 넣자고 빼놨다. 솔라의 곡도 들어봤고 화사는 정말 잘한다. 연습생 때부터 워낙 많이 만들었고, 문별이도 참 잘하더라. 음악적인 테크닉은 아직 없지만 다들 관심도 많고 멜로디 메이킹은 소질이 있는 것 같다. 회사에 열 명 넘게 작곡가가 있는데 그런 환경이 좋은 것 같다. 편하게 어울리면서 음악 작업도 하고 있다.
-솔로앨범도 곧 만나볼 수 있는 건가.
▲조심스럽긴 한데 솔로 앨범을 슬슬 준비하면 어떠냐고 말을 한 적은 있다. 너희 마음대로 만들어도 된다고 했다. 중요한 노래는 관여를 하든 결정을 하든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곡을 슬슬 준비하고 있다.
-최종 목표와 꿈은 무엇인가.
▲사실 제가 처음에 작곡가로서 꿨던 꿈은 이미 한참 넘었다. 처음엔 이 정도의 목표치가 아니었다. 자랑이 아니라 이 정도까지 생각한 게 아니었다. 사실 제작은 아예 꿈이 없었다. 어쩌다 보니까 등 떠밀리든 시작을 했는데 이것도 제가 하기로 결정한 선택이니까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영하는 분이 따로 있는데 만약 제가 경영까지 했으면 벌써 문 닫았을 것 같다.(웃음)
단기적인 꿈은 애들한테도 이야기하는 건데 멋있어 보이려고 하는 말도 아닌데, 1등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자고 했다. 뻔한 말일 수 있지만 1등이 목표일 경우엔 1등을 획득하는 순간 목표가 없어지고 허무해질 수 있다. 또 연습을 안 하고 무대에 서면 진짜 짜증날 것 같다. 저 역시 준비 안 된 앨범 낼 때 불안하고 즐겁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이 즐겁고 행복하는 게 진짜 목표다. 그게 생각보다 어렵더라. 저와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회사의 구성원 모두가 얻어가는 게 어려운 일이더라. 그것이 저의 지금 목표라고 잡아도 소박하지 않을 것 같다. / besodam@osen.co.kr
[사진] RB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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