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부터 심상치 않았다. 속이 뻥 뚫리는 라이브 실력과 무대 위에서 제대로 노는 무대매너까지 갖춘, 있을 법하지만 찾아보기 힘들었던 신선한 걸그룹의 탄생이었다.
데뷔곡 ‘Mr. 애매모호’로 반응을 얻더니 ‘피아노 맨’, ‘음오아예’, ‘넌 is 뭔들’, ‘데칼코마니’에 이어 최근 발표한 ‘나로 말할 것 같으면’까지 6연타 히트에 성공했다. ‘믿듣맘무’(믿고 듣는 마마무) 수식어에 마마무표 애드리브가 곁들여진 댄스 퍼포먼스는 이제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이러한 마마무의 성공에는 히트작곡가이자 RBW 김도훈 공동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모든 타이틀곡은 김도훈 대표의 곡으로, 시간이 흘러도 잃지 않는 젊은 감각이 놀랍다. 그 비결에는 마마무 멤버 본인들에게 의견을 묻고 이를 반영한다고. 6연타 히트 소감을 묻자 김대표는 자신을 믿어주고 잘 따라와 주는 마마무 멤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다음은 김도훈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마마무가 6연타 히트를 기록한 곡이 모두 김도훈 대표의 곡이지 않나. 앞으로 낼 음반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우선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감사하다. 부담은 많다. 마마무 아이들이 너무 잘 따라주고 있다. 제 가수라서 그런 게 아니라 애들이 정말 착하고 가장 큰 장점이 절 믿어주고 이해해준다. 그동안 히트곡은 많았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은 일선에서 많이 물러난 작곡가일 수 있다. 세대가 다르니까 어떨 땐 올드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일단은 무턱대고 믿어주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아무리 소속가수여도 무조건 믿어주는 게 쉬운 일은 어닌데 그런 점에서 고맙기도 하고 신기하고 시너지가 더 나는 것 같다.
-잘될 것 같다고 예감은 했나?
▲솔직히 이번에는 잘 안 될 줄 알았다. 어느 날 노래를 내가 듣는데 너무 별로더라. 당일 쇼케이스가 끝나고 첫 실시간 차트가 나오는데 못 봤다. 요즘에는 오분 차트도 나오지 않나. 처음에는 메신저가 안 오길래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알람을 꺼놨던 단체 채팅방에서 알려줘서 알게 됐다.
-마마무 멤버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는 부분도 있나?
▲저도 제 또래 작곡가들 중에서 후배들이 요즘 애들 맞추기 힘들다고 하면 우리 나이나 연차정도 되면 가르치려고 드는데 그러지 말고 뭐든 들으라고 한다. 듣고만 있으면 는다. 사실 마마무 노래를 만들 땐 다른 모니터는 안 하고 아이들에게만 들려줬다. 애들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다 듣는다.
이번 노래도 아이들이 신선하다고 좋다고 해서 하게 된 거다. 전에는 반응이 시큰둥해서 노래를 폐기처분한 노래가 두 번 정도 있었다. 이번 가사에서는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는데, ‘아주 시크해’, ‘볼이 뚠뚠해’, ‘아주 건방져’ 등 각자 소개하는 부분은 멤버들이 직접 의견을 냈다. 유행어가 가장 민감한 게 문별인데, ‘아주 칭찬해’로 하겠다고 하더라. 뮤직비디오 편집도 애들이랑 다섯 시간을 같이 했다. 가수들의 이야기를 제일 많이 듣고 있다.
-처음에 마마무를 어떻게 키우겠다고 큰 그림을 그린 게 있지 않나?
▲잘 노는 아이들.(웃음) 제일 중요한 건 유쾌한 느낌이다. 예를 들어 와이지 같은 경우에는 범접할 수 있는 느낌으로 럭셔리한 콘셉트가 있다면, 에스엠은 동화 같은 느낌이 있다. 마마무는 흔하게 볼 수도 있고 친숙하게 보이는 아이들인데 무대를 잘 놀고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느낌이다. 남자로 치면 지오디고, 공연형 아이돌을 만들고 싶었다.
지금에야 ‘친숙한 여자 아이돌’이라는 단어만 보면 그렇게 새롭지 않을 것 같지만 그 당시에는 새로웠다. 예쁜 소녀 느낌이나 아니면 건강한 섹시미는 있는데 친숙하면서 동네에서 잘 노는 꼬마 같은 콘셉트는 없었던 것 같다. 또 마마무 애들이 노래도 되게 잘하지 않나. 있을 법한데 없었기 때문에 차별화될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노래를 만들 때 자신 있으면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마마무는 빨리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만큼 새롭고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
-현재 마마무는 댄스 퍼포먼스형 음악을 주로 하고 있지 않은가.
▲댄스 퍼포먼스가 있는 곡이 어필하기 효율적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레트로 음악을 했다. 그런데 마마무는 레트로라고 공식화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레트로 음악만을 하려는 생각은 아니었고 당시 다른 팀과 차별화될 수 있는 음악이 레트로였다. 지금 앨범을 보시면 일렉트로닉 펑크도 하고 보사노바의 수록곡도 많고 발라드도 많다. 노래를 잘하고 퍼포먼스 잘하는 친구들을 뽑은 이유가 표현을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무대 위에서 웃고 까불고 하는 모습이 제일 예뻐 보이고 타이틀곡도 그런 음악이 된 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류의 음악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무대를 보니까 애들이 한 8년차 행사 뛰는 가수 같았다. 하하. 너무 여유로워지면 재미가 없지 않나. 이제 다른 걸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앨범엔 음악적 변화도 변화일 수 있지만 무대 형식을 조금 더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마무는 국내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데 해외 프로모션의 계획은 없는 건가?
▲올가을부터는 동남아 쪽에 프로모션 일정이 잡혀 있다.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않아서 서투른 상황이다. 이번 계기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얼마 전 팬사인회에 찾아온 팬들을 보니까 절반이 해외팬이더라. 정말 깜짝 놀랐다.
-마마무는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길 바라나.
▲노래를 오랫동안 만들다 보니 아무리 히트해도 어떤 노래는 1년이면 싹 까먹는 노래가 있고 어떤 노래는 노래방 차트에서 계속 불리고 길면 10년까지 대중의 생활에 뼛속깊이 스며드는 게 있다는 알게 됐다. 작곡하면서 후자의 노래를 만드는 게 재밌더라. 마마무 친구들도 일반 대중이 공감하는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됐으면 좋겠다. 어쩔 땐 울기도 하고 즐거울 땐 웃고 생활에 묻어 있는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 그게 제일 멋있는 것 같다. / besodam@osen.co.kr
[사진] RBW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