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째 역전패. 한화의 불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여름 버티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한화는 12일 대전 롯데전에서 4-8 역전패를 당했다. 6회까지 선발 배영수의 호투에 힘입어 4-1로 리드한 한화는 7~8회 마지막 3이닝에만 대거 7실점하며 무너졌다. 9회 정근우의 뼈아픈 홈 송구 실책이 있었지만, 불펜 필승조 투수들을 투입하고도 고비를 넘지 못했다.
올 시즌 한화의 30번째 역전패였다. 리그 최다 불명예 기록. 한화 다음으로 많이 역전당한 팀은 kt로 26패. 최하위 kt보다 역전패가 더 잦다.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도 10번의 역전패로 리그 최다 불명예를 기록 중이다. 경기 중후반 넘어갈수록 버티는 힘이 떨어진 기색이 역력하다.
마무리 정우람은 11~12일 롯데전에서 연이틀 아쉬움을 남겼다. 11일 경기에선 연장 10회를 잘 막았지만 11회 신본기에게 결승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12일에도 4-4 동점으로 맞선 9회 2사 1·2루에서 투입됐으나 폭투로 주자를 한 베이스씩 더 내주더니 수비 실책으로 결승점을 헌납했다.
셋업맨 송창식도 최근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00으로 좋지 않다. 피안타율이 3할8푼에 달한다. 최근 4경기 홈런도 4개를 허용했다. 올 시즌 리그 최다 45경기, 순수 구원 최다 55이닝을 던진 영향인지 구위가 떨어졌다는 진단. 모 해설위원은 "최근 몇 년간 너무 많이 던진 후유증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달 새롭게 1군에 올라와 힘을 불어넣은 우완 강승현, 좌완 이충호, 사이드암 서균도 최근 들어 주춤하는 모습이다. 강승현은 7월 4경기 평균자책점 7.71, 이충호는 최근 2경기 1⅓이닝 3피안타 3볼넷 4실점(3자책), 서균은 5일 고척 넥센전 1⅓이닝 4피안타 2실점 이후로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권혁이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 2.70으로 안정세에 접어드는가 싶었지만, 12일 롯데전에서 1⅔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닝이나 투구수가 증가할수록 힘에 부친다. 권혁-정우람이 버티지 못하면 한화 불펜도 기댈 언덕이 없다. 가뜩이나 선발 자원이 모자라 불펜 부담이 큰 한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전반기를 돌아보며 "큰 점수 차로 뒤지다 역전해서 이긴 경기도 있지만, 반대로 크게 앞서다 역전 당한 경우도 많다. 후반기에는 이런 경기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선발진은 외인 투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힘이 되겠지만 불펜에는 플러스 요소가 없다. 그래서 더 어려운 문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