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경기력이 어수선했던 LG를 기다렸던 것은 위기였다. 그러나 그 위기를 진화한 이동현(34)의 활약 속에 간신히 고비를 넘고 5할 승률을 지켰다.
LG는 1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였으나 막판 타선이 상대 불펜을 상대로 응집력을 발휘하며 12-6으로 이겼다. LG는 40승 고지를 밟고 한숨을 돌렸다.
전날 완패하며 5할 승률이 무너진 LG는 이날 승리가 상대적으로 절실했다. 최근 음주사건에 두 에이스의 부상까지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LG였다. 가장 좋은 치료제는 승리였다. 그러나 이날도 경기력이 썩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선발 소사가 1회 4실점하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내줬고 이후에도 몇 차례 장면에서 실수가 나왔다.
2회 주루 플레이가 시작이었다. 1사 후 강승호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이어 오지환이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안타를 쳤다. 기본이 2루타 코스였고, 수비 위치가 조금 좌측으로 당겨진 상황이라 오지환의 주력을 고려하면 3루도 욕심을 내볼 만 했다. 그런데 1루 주자 강승호가 타구 판단을 잘못했다. 2루를 돌아 곧바로 3루로 뛰지 않고 2루에 잠깐 멈춰서 버렸다.
주루 플레이가 기민했다면 홈 승부까지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1사 2,3루가 됐다. 결국 정상호의 1루수 땅볼 때 3루 주자 강승호가 홈에서 아웃됐고, 안익훈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2회 추격 기회를 놓쳤다.
3회 정성훈의 3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4회에도 홈에서 주자가 횡사했다. 1사 1,3루에서 백창수가 얕은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3루 주자 오지환이 3루와 홈 사이에서 호시탐탐 홈을 노렸다. 여기서 우익수 한동민의 송구를 포수 이성우가 정확하게 잡아내지 못한 사이 공이 살짝 옆으로 흘렀다. 이를 본 오지환이 과감하게 홈 승부를 택했으나 베이스커버에 들어온 투수 문승원에 막혀 아웃됐다. 그대로 이닝이 끝나버렸다.
4-4로 맞선 5회에는 무사 1루에서 최정의 삼진 때 2루로 뛰던 1루 주자 정진기를 잡기 위한 공이 뒤로 흐르며 1사 3루를 만들어줬다. 한동민의 희생플라이 때 1점을 내줬다. 실책이 아니었다면 주지 않아도 될 점수였다. 6회 동점을 만들었으나 2사 만루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한 LG는 6회 강승호의 실책이 나오며 추가 실점을 할 뻔했다. 1사 1루에서 2루 송구 실책을 저질러 2사 1루가 1사 2,3루로 둔갑했다.
하지만 LG는 베테랑 이동현이 있었다. 5회 2사 만루 상황에서 등판해 대타 정의윤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LG의 희망을 살린 이동현은 실책으로 만들어진 1사 2,3루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상대 간판타자 최정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린 이동현은 한동민을 고의사구로 거른 뒤 김동엽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5-5 동점을 지키는 상황이었다.
이동현이 동료들이 만든 위기의 불을 든든하게 끄자 야수들의 집중력도 덩달아 살아났다. 7회 문광은을 상대로 연속 3안타를 치며 역전에 성공했다. 무사 1,2루에서 오지환의 결승타 때는 상대 수비가 머뭇거리는 사이 2루 주자 강승호와 1루 주자 오지환이 모두 추가 진루에 성공하는 주루 성공도 거뒀다. 이어 상대 폭투 때 1점을 더 내는 등 3점을 냈다. 타자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8회에도 김재율이 3점 홈런을 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과적으로 이동현의 결정적인 활약이 LG의 5할 승률을 지킨 셈이 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