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장원준(32·두산)의 대기록에 타자들이 응답했다.
두산은 12일 잠실구장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 11차전에서 9회 터진 김재환의 2타점 역전타에 힘입어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5위 두산(41승39패1무)은 넥센과 3연전 1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넥센(45승39패1무)은 4위를 유지했다.
장원준의 가치를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전까지 장원준은 11년 연속 100이닝 달성에 6⅓이닝만 남겨 놓은 상황이었다. 최근 4연승을 달린 장원준의 구위를 고려할 때 어렵지 않게 대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였다.
위기는 2회였다. 이택근, 장영석이 연속 안타로 출루했다. 고종욱이 친 내야 땅볼타구가 행운의 안타로 연결됐다. 무사 만루서 장원준은 박동원의 몸을 맞추는 실수로 선취점을 내줬다. 서건창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져 넥센이 3-0으로 달아났다.
이후 안정을 찾은 장원준은 3~7회 5이닝을 모두 무실점으로 막았다. 두산 타선이 두 점을 따라갔지만, 장원준이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지는 못했다. 장원준은 7회 박동원에게 안타를 맞은 뒤 이정후를 뜬공으로 처리해 시즌 100이닝을 채웠다. 13년 연속 100이닝을 달성한 송진우에 이어 장원준이 프로야구 역사상 두 번째 최다기록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2-3으로 뒤진 두산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9회 넥센의 방심을 틈타 4-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재환은 2사 만루서 짜릿한 끝내기 2타점 역전 결승타를 때려 장원준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장원준은 2004년 롯데에서 데뷔시즌 84⅔이닝을 던져 3승8패를 기록했다. 이후 장원준은 꾸준히 100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소속팀의 기둥으로 활약했다. 특히 장원준은 2008년 롯데서 12승 10패를 기록한 뒤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기며 에이스 역할을 다하고 있다.
장원준은 2015년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뒤에도 최소 한 시즌 168이닝, 12승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올 시즌에도 장원준은 전반기 7승을 달성하며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다.
대기록을 달성한 경기서 장원준이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것은 옥에 티였다. 그래도 두산 타선은 장원준의 호투에 응답했다. 장원준은 에이스로서 책임을 완수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