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슈퍼스타 내야수 크레익 비지오는 마운드 높이가 현 상태로 조정된 이후 가장 많은 몸에 맞는 공(사구)을 기록한 선수다. 비지오는 MLB 통산 2850경기에서 285개의 사구를 얻어 맞았다.
그런 비지오의 기록에 도전하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최정(30·SK)이다. 최정은 11일 인천 LG전에서 개인 통산 200사구를 기록했다. 이미 역대 사구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최정은 아직 창창한 현역이라는 점에서 비지오의 기록을 깰 것으로 전망된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도 최정이 안쓰럽다. 다만 심리적으로 대단히 강한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힐만 감독은 “최정이 홈런을 많이 치면서도 사구를 많이 기록하는 선수인데 전혀 내색을 하지 않는다. 먼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라면서 “90마일의 공에 맞을 때의 기분은 전혀 감사하지 않다. 그런 실망감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제어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힐만 감독은 미국에 있던 시절 비지오와 이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힐만 감독은 “실제 이야기를 해봤는데 비지오의 생각은 공을 맞고 나가는 것도 출루라고 생각하더라. 굉장한 선수였고 지금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지만 의도성이 있고 없고 간에 공에 맞을지언정 출루를 한다는 생각이 강한 선수였다”라면서 “그런 자세와 태도를 가지려면 멘탈이 엄청 강해야 한다. 우리 팀에는 최정이 그런 멘탈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한편 힐만 감독은 전날 9회 마운드에 올라 호투한 서진용에 대해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라면서 “스플리터로 카운트를 잡고 직구로 승부한 부분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거나 지고 있을 때의 성적에 비해 박빙 승부 성적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매카닉 부분보다는 정신적 부분이라고 본다. 타이트한 상황에서는 흥분하거나 긴장하거나 또는 떨 수 있다. 아직은 그런 점을 컨트롤하는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상황과 관계없이 같은 결과와 과정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걸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