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마이 외전] 반전의 최우식, 애라 놓친 거 후회하죠?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7.14 09: 24

 ‘남사친, 여사친’의 열풍과 함께 현실적인 청춘의 고민을 담아냈다고 호평 받았던 KBS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도 이제 끝이 났습니다. 동만(박서준 분)이와 애라(김지원 분)는 연인으로 발전해 결혼에 골인하게 됐고요, 권태기를 겪었던 주만(안재홍 분)이와 설희(송하윤 분)도 재결합하면서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여기서 가장 못된 사람이자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을 한 사람이 있죠? 직업은 의사, 연애는 숙맥, 모태솔로이자 애라에게 헌신을 다 하는 모습으로 초반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무빈(최우식 분)이입니다. 자동차 극장에 데이트를 가서 애라의 손을 한 번 잡아보려다가 잘못 허벅지를 집어 당황하던 그 순진한(줄 알았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요. 믿었던 무빈이의 반전은 그래서 더욱 배신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알고 보니 과거 짝사랑녀 보람(진지희 분)이에게도 의도적으로 접근해 동만이를 비참하게 했고요, 병원장 딸인 일본인 약혼녀가 있음에도 동만이 뻔히 아끼는 애라에게 접근한 사실이 밝혀졌죠. “그러게 여긴 왜 왔냐”, “결혼한다고 해서 헤어질 생각 없다”는 뻔뻔한 말에 시청자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매번 비교당하는 혜란(이엘리야 분)이 앞에서 그럼 왜 신데렐라를 찾아온 왕자님처럼 예쁜 구두를 신겨줬으며, 직접 썼다는 ‘러브장’은 또 왜 준 거란 말입니까. 애라는 무빈이 있어서 한없이 사랑 받는 기분을 느꼈다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됐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12일 방송된 7회분에서는 비교적 통쾌한 에필로그가 무빈이의 최후를 예상케 했습니다. 이에 더욱 통쾌한 권선징악 해피엔딩을 만들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해봤습니다. 사실 무빈이가 애라를 놓친 것을 더욱 후회하고 괴로워하길 바랐습니다. 무빈이의 최후, 심심풀이 땅콩처럼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시놉시스는 이렇습니다. 애라에게 상처를 입힌 무빈이는 마음이 허했습니다. 지금까지 애라와의 추억을 되살려보니 정말 좋은 여자였던 것은 분명했고, 후회라는 감정이 찾아온 것입니다. 살면서 애라처럼 솔직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은 본 적이 없었는데, 후회해봤자 소용이 없겠죠. 그래서 정혼자에게서 온 전화를 일부러 무시했습니다. 그녀에게 받은 값비싼 패물도 오늘따라 무겁고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중 병원에는 무빈을 대상으로 한 막장 괴담이 돌았습니다. 약혼녀를 두고 순진한 처녀를 꼬셨는데, 결혼하고도 만남을 지속하다 그 처녀가 목을 매달았다는 내용이었죠. 병원장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면서 그동안 인생의 목표였던 병원장 사위 타이틀은 물 건너갔습니다. 차라리 후련했습니다.
야망을 이룰 기회를 잃었던 상실감보다 진심으로 좋아했던 유일한 여자였던 애라를 스스로 놓쳤다는 생각에 괴로웠습니다. 특유의 뻔뻔함을 유지하고 병원은 나오곤 있는데 살갑던 병원 사람들의 눈빛도 살벌합니다. 이게 다 벌이다 싶은 겁니다. 어느 날은 집 근처에서 술을 마시다가 애라 이름이 입 밖으로 나오기도 했죠.
동창들을 통해 애라가 동만이랑 결혼한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우스꽝스럽게 변장하곤 애라를 마지막으로 보고 오겠다는 마음으로 두 사람의 결혼식에 향했습니다. 동만의 옆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애라를 보니 자신이 그동안 건강한 영혼을 가진 동만에게 자격지심을 갖고 못되게 굴었던 것도 다 인정하게 되는 겁니다. 애라는 무빈에게 그런 여자였습니다. 무빈이는 발걸음을 돌려 결혼식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쌈 마이웨이’를 비롯해 최근 로맨틱 코미디 역사상 최고의 나쁜 남자 중 하나였던 무빈이의 최후는 방송에 담긴 것보다 더욱 후회로 가득했을 것이라고 상상해봅니다. 그만큼 애라는 정말로 좋은 여자였으니까요. / besodam@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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