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송강호가 말하는 '택시운전사' #광주 #희망 #1억배우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7.12 13: 30

 '공동경비구역 JSA', '효자동 이발사', '변호인', '택시운전사'까지, 스크린 속 격동하는 대한민국의 현대사에는 반드시 송강호의 얼굴이 있다. 평범한 삶을 살다 대통령의 이발사가 된 사나이, 불의에 항거한 포효로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변호사, 민주화항쟁의 중심, 광주의 참상을 생생히 목도한 택시운전사까지, 근현대사를 노래한 영화의 중심에는 송강호가 있다.
얼마나 막중한 책임감인지 잘 알기에, '택시운전사'에 출연하기까지 송강호의 고뇌는 깊고도 길었다. 앞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에서는 "내가 가진 배우로서의 자질을 고민했다"고 '택시운전사'의 시놉시스를 받고도 출연을 거적했다는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거절 이후에도 '택시운전사'의 울림은 진하게 송강호 안에 남아 있었다. 송강호는 "싫어서 거절한 것이 아니라 두려워서 거절했다. 이런 얘기 자체를 감당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가장 첫 번째로 들었다"며 "두려워서 거절은 했지만, 이 얘기의 핵심이나 여운은 제 마음 속에서 점점 커지고 자리 잡아 가더라"며 끝내 '택시운전사'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故 노무현 대통령의 부림사건 일화를 다룬 영화 '변호인'에 출연했다가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한 송강호는 또다시 5.18 민주화항쟁의 아픔을 다룬 '택시운전사'를 선택했다. 출연 결정에 있어서 "자기검열이라는 것이 알게 모르게 조금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래서 ‘택시운전사’를 처음에 거절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송강호였다. 
송강호는 "사회적인 시선이 왜곡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자기 검열은 분명히 있었을 거다. 하지만 자기 검열을 하면서도 소신은 결코 그 검열에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검열을 하는 게 있었던 것 같다"며 "거절을 하고도 ‘택시운전사’에 대한 의견을 물어볼 때, ‘택시운전사’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면 언성이 높아지고 화를 내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 그래서 제 자기 검열은 정말 말 그대로 자기 검열이 아니라 내 소신을 더 확고하게 했던 자기 검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택시운전사'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송강호는 '변호인' '괴물'로 각각 천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송강호가 출연한 영화가 동원한 관객들을 모두 합치면 1억 관객이 훌쩍 넘는다.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한편으로 꼽히는 '택시운전사' 역시 개봉 전부터 천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송강호는 숫자보다는 의미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송강호는 "천만영화를 위해 '택시운전사'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 다만 제작진들과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기록에 대해서는 작품에 맡기는 것"이라며 "1억 배우라는 타이틀 역시 프라이드라기보다는 부담감"이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택시운전사'는 송강호가 운전하는 택시를 통해 관객을 광주 민주화항쟁, 그 아픈 역사의 한가운데에 데려다 놓을 전망이다. 그러나 '택시운전사'는 이런 놀라운 비극이 있었다고 알리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희망을 노래하는 작품이라는 것이 송강호의 생각이다. 
송강호는 "이 영화는 광주에서 이런 놀라운 비극이 있었다고 알리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희망이 무엇인가, 정의가 무엇인가를 얘기한다"며 "'택시운전사' 같은 희망들이 모이고 모여서 사회가 발전되고,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거를 우리가 지금 체험하고 있지 않나. 이 영화는 실상을 파헤치는 그런 영화에서 한 걸음 나아가길 바란다. 그게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전했다.
송강호는 관객들이 '택시운전사' 속 평범한 사람들이 쌓아올리는 아주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희망에 공감해 주길 희망하고 있다. "‘택시운전사’ 속 사람들은 거창하고 잘난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한 송강호는 "택시운전사 김만섭 같은 아주 평범한, 이 사회에서 자신이 맡은 바 역할을 하루하루 충실히 다하는 사람들이다"라며 "그런 사람들이 이 비극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다루는 것 같다. 그런 건강한 의식들이 이 역사를 지탱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택시운전사'의 메시지를 전했다./mari@osen.co.kr
[사진]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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