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마이 외전] 김지원, 사랑의 정답 된 20년의 오답노트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7.14 15: 44

참 길었던 시간이었습니다. 20년의 시간을 돌아 사랑의 정답은 다름 아닌 서로의 곁을 지킨 두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고동만(박서준 분)과 최애라(김지원 분)의 사랑은, 모두의 기대처럼, 혹은 예상처럼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습니다. 
'쌈, 마이웨이'는 끝이 났지만 20년 소꿉친구에서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되기까지, 우리가 알지 못하고 풀지 못할 비밀들이 드라마 속에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애라는 언제부터 동만이를 좋아하게 된 것일까요? 동만이는 남자가 아니라 남자 사람 친구일 뿐이라고 애써 선을 긋고 혼자서 마음을 달랬을 애라의 외사랑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사랑보단 멀었고, 우정보단 가까웠을 이들의 세월 속에서 우리가 더 알고 싶었던 애라의 웃고 우는 이야기. 조금은 더 듣고 싶었던 애라의 이야기들을 상상하며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담아 '쌈, 마이웨이'의 또다른 스핀오프를 꿈꿔봅니다. 
어린 시절 애라는 설희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늘 엄마가 빗겨주는 예쁜 머리를 한 설희와는 달리 선머슴 같은 단발머리를 한 애라. 애라를 혼자서 키우던 아빠는 늘 애라에게 최선을 다해 신경썼지만, 여느 엄마들과 같진 못했을 겁니다. 엄마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애라는 평범한 여자아이들처럼 예쁜 머리핀에도, 고운 핑크색을 좋아하는 방법을 몰랐습니다. 자연스럽게 원하는 걸 갖기보다는 포기하고 양보하는 것이 빨랐던 아이, 애라는 그런 아이로 자랐을 겁니다. 

투닥거리며 장난을 치던 동만때문에 애라가 처음 얼굴을 발그레 붉혔던 날은 언제일까요. 스핀오프에서는 스스로의 마음 속에서 자꾸만 커져가는 동만을 향한 마음에 애써 빨간불을 켜보는 애라의 학창시절을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여자 관계에 있어선 누구보다 '마이웨이'였을 동만, 굳이 날 좋아하는 여자 막지도 않고, 날 싫다는 여자 잡지도 않을 '쿨남' 동만과, 동만 곁에서 소꿉친구라는 이름으로 맴돌고 있을 애라의 이야기를 만나보는 것도 시청자들에게도 특별한 선물이 될 겁니다.  
애라의 마음도 모른 채 군대로 떠난 '손모가지' 동만이는 불주사처럼 화르륵, 애라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따끔한 추억이 되었죠. 아마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것은 첫사랑이 놓고간 불주사의 흉터가 어떻게 사랑으로 치유되고 바뀌어가는지가 아닐까요. 
'쌈, 마이웨이'의 스핀오프가 만들어진다면 20년간 동만이만을 바라봤던 애라의 뒷이야기와 친구에서 연인으로 변모해가는 애라와 동만이의 서사가 조금 더 촘촘히 그려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애라가 동만이를 남자로 자각하기 시작한 첫 터닝 포인트, 단 한 번도 제게 남자가 아닌 적 없었던 동만이를 '이 새끼'라고 불렀던 애라의 마음, 혜란(이엘리야 분) 등 동만의 여자들에게서 동만이의 가장 친한 여자 사람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질투 어린 시선을 받아야만 했던 애라, 20년을 함께 한 동만이와 평생을 같이 하게 되기까지 애라가 방황해야만 했던 연애의 역사, 동만이를 위해 혜란을 설득해야 했던 것처럼, 동만이의 사랑과 인생을 위해 애라가 20년간 기울였을 남모를 노력까지, 우리는 아직 알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도 많이 있으니까요./mari@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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