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외국인 선발투수는 나란히 호투를 선보였다. 승부를 가른 건 불펜이었다.
삼성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을 4-2로 승리했다. 2-2로 팽팽히 맞서던 7회, 조동찬이 균형을 깨는 솔로포를 때려냈다. 이 홈런은 이날 경기의 결승점이었다.
이날 경기는 '탈꼴찌'를 두고 펼치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9위 삼성과 10위 kt의 승차는 4.5경기. 양 팀 사령탑 모두 총력전을 선포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중요한 3연전이다. 총력전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삼성과 1경기라도 줄여야한다. 사실 '스윕'을 하지 않고 '위닝 시리즈'만 기록해도 1경기를 좁히는 데 그친다. 매 경기가 중요한 이유다. 총력전을 다하겠다"라며 굳은 각오를 보였다.
김한수 삼성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한수 감독은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팀도 이번 3연전에 집중할 것이다. 5월 중순부터 팀이 살아나고 있다. 전반기 남은 3연전을 잘 마무리해 후반기 기대감을 높이겠다"라고 다짐했다.
경기의 중요성만큼 양 팀 선발의 어깨가 무거웠다. kt는 라이언 피어밴드, 삼성은 재크 페트릭이 나섰다. 피어밴드는 이날 경기 전까지 15경기에 선발등판해 97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7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최근 다섯 경기서 27⅔이닝을 소화하며 승리없이 4패만을 기록했다.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사실 반등은 패트릭 쪽이 더 간절했다. 패트릭은 올 시즌 16경기서 2승8패, 평균자책점 6.14를 기록 중이었다. 돈 로치(kt)와 함께 외국인 투수 최다패 2위. 김한수 감독 역시 "중요한 3연전의 첫 날 선발투수인 페트릭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양 팀 투수는 모두 호투를 선보였다. 피어밴드는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18개. 지난 5월 10일 광주 KIA전과 함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수 타이기록이다.
페트릭 역시 5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4회 비자책 실점이 아쉬웠지만 최근 경기 중 가장 깔끔한 투구였다.
승부의 균형추는 양 팀 선발이 내려간 후반에 갈렸다. 미소를 지은 쪽은 삼성이었다. 삼성은 2-2로 맞선 7회, 피어밴드가 내려가자 곧장 리드를 되찾았다. 1사 후 조동찬이 좌월 솔로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삼성의 공세는 계속됐다. 삼성은 8회, 상대 세 번째 투수 심재민에게 안타와 볼넷 두 개를 빼앗아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승엽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원석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달아나는 점수를 뽑았다.
반면, 삼성은 불펜 물량 공세를 펼치며 상대 타선의 흐름을 끊었다. 6회부터 김대우(⅓이닝)-장원삼(⅔이닝)-최충연(⅓이닝)-심창민(⅔이닝)-장필준(2이닝)이 차례로 등판, 무실점으로 경기를 지켜냈다.
백미는 8회였다. 7회부터 등판한 심창민이 무사 1·2루 위기를 허용했으나 삼성에는 장필준이 있었다. 장필준은 병살타와 땅볼로 위기를 지웠다. 장필준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데뷔 첫 2이닝 세이브를 기록했다. /ing@osen.co.kr
[사진] 수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