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냉·온탕 오간' 삼성 조동찬, 끝내 웃었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7.11 22: 17

삼성 조동찬이 팬들을 울리고 웃긴 하루였다.
조동찬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7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장했다. 조동찬은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삼성은 조동찬의 활약에 힘입어 kt를 4-2로 꺾었다. 9위와 10위의 맞대결. 삼성은 10위 kt와 승차를 5.5경기로 벌렸다.
조동찬은 이날 경기 초반만 해도 아쉬운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했다. 시작은 수비에서였다. kt는 0-1로 뒤진 4회 1사 후 오태곤의 내야 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오태곤은 2사 후 박기혁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 이지영이 2루로 공을 뿌렸으나 베이스커버를 맡았던 조동찬이 한 템포 느렸다. 공은 중견수 쪽으로 향했고 오태곤은 그 사이 3루까지 향했다. kt는 박기혁의 중전 안타 때 오태곤이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다. 선발 재크 페트릭의 비자책 실점이었다. 이지영의 송구도 다소 높았지만 조동찬의 베이스커버가 더 아쉬웠다.

수비에서 흔들림을 보이자 공격에도 영향을 받았다. 삼성은 곧바로 이어진 5회 공격에서 선두 이원석의 담장 직격 2루타로 기회를 잡았다. 삼성 벤치는 조동찬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조동찬은 상대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의 초구부터 번트를 댔으나 포수 뒤쪽으로 향했다. 결국 강공이 이어졌고 조동찬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삼성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이지영이 좌전 적시타로 이원석을 불러들여 조동찬은 한숨 돌렸다. 그러나 조동찬의 플레이는 다소 아쉬웠다.
조동찬은 6회에도 선두 오태곤의 내야 땅볼을 처리하지 못하는 실책을 기록했다. 비록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공수 양면에서 여러 모로 아쉬웠던 장면이 연이어 나온 셈이다.
그러나 조동찬은 단 한 방으로 만회에 성공했다. 조동찬은 2-2로 맞선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두 번째 투수 김사율에게 좌월 솔로포를 뽑아냈다. 볼카운트 1S에서 김사율의 2구 커터(136km)를 받아쳤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15미터의 큼지막한 장타였다. 공수에서 번번이 아쉬웠던 조동찬이 단숨에 해결사로 등극한 순간이었다.
조동찬은 이날 전까지 76경기서 타율 2할8푼3리, 8홈런, 29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3~4월 24경기서 타율 4할1푼3리, 3홈런, 9타점으로 펄펄 날았으나 이후 하락세가 시작됐다. 조동찬은 5~6월 44경기서 타율 2할4푼1리(141타수 34안타), 4홈런, 16타점에 그쳤다. 7월에는 8경기서 타율 1할8푼2리(22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으로 더욱 침묵했다.
그런 상황에서 터진 조동찬의 한 방은 더욱 값졌다. 삼성은 조동찬의 결승 솔로포를 앞세워 kt를 7연패 수렁에 빠뜨리는 동시에 '탈꼴지 경쟁'에서도 한 발 달아났다. 여러 모로 귀한 홈런을 때려낸 조동찬. 앞선 수비 실책과 타석에서 아쉬웠던 모습을 모두 만회했다는 점에서 몇 배 더 극적이었다. /ing@osen.co.kr
[사진] 수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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