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마이 무비] ‘택시운전사’ 담담해서 더 슬픈 그 시절, 광주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7.11 16: 30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속 1980년 5월의 광주는 아프지만 따뜻하다.
‘택시운전사’는 그 시절 광주의 모습을 최대한 담담하게 그려낸다. 광주에서 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게 됐고 지도부의 이념은 무엇인지, 맞서 싸우는 이들의 생각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단지 “우리한테 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광주의 평범한 대학생인 재식(류준열 분)의 대사처럼 그 당시 왜 그래야 했는지도 모른 채 그 상황에 휩쓸려야 했던 광주 시민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기에 더욱 공감되고 슬픔이 느껴진다.

서울에서 온 택시기사 만섭(송강호 분)이라는 이방인의 시선을 통해 당시의 현장을 보여주는 것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아무 것도 몰랐던 외부인 만섭이 실상을 알게 되고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관객들 역시 만섭과 함께 점차 증폭되는 감정을 느끼며 극으로 빠져들어 간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단연 배우들의 연기다.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이라는 특급 조합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택시운전사’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호흡이 어우러지며 완성도를 높였다.
송강호는 늘 그렇듯 만섭이라는 인물로 완벽하게 녹아들어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며 극 전체를 이끌어갔고, 광주의 정 많은 택시기사 황태술 역으로 분한 유해진은 특유의 정감 있는 연기로 그 시절 있었을 법한 소시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류준열의 연기 역시 눈에 띈다. 그리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임팩트 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어색함 없이 구사하는 그는 늘 유쾌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배우들의 호연, 꾸밈없이 담백한 연출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택시운전사’가 시사 후 쏟아진 호평에 힘입어 올 여름 많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택시운전사’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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