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냉장고' 호통대부 이경규, 집에선 깨갱하는 흔한 가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7.11 06: 49

 개그계 대부 이경규도 집에서는 아내와 딸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들어주고 따르는 가장이었다. 그 역시 자신의 성향을 가리켜 “밖에선 이렇게 호통을 치지만 집에서는 아무 말을 못 한다”고 인정했을 정도로 일종의 ‘순한 양’이었다.
10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이경규의 냉장고 안에 든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만드는 셰프들의 대결이 펼쳐진 가운데, 이경규의 독특한 식성과 입담이 웃음을 안겼다.
요리 프로그램인데 무슨 근황 토르를 이렇게 길게 하느냐, 녹화시간이 길다는 둥, 콩트 좀 줄이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해라, 멘트가 재미없다는 등 여러 가지 불만을 터뜨려 웃음을 안긴 천하의 이경규도 집에서는 딸과 아내의 말이라는 껌벅 죽는 아빠였다.

녹화 당일이 딸 이예림과 축구선수 김영찬이 교제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날이었는데, 소감을 묻는 질문에 “딸 예림이가 이제 20대가 됐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면서 “딸과 김영찬의 열애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돈을 많이 벌어다 갔다줘도 집에서 아내가 해주는 음식에는 불만을 갖지 않는다”면서 군말 없이 아내의 말에 따르는 착한 남편임을 드러내 반전 매력을 안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경규의 남다른 식성이 눈길을 끌었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닭 요리와 면 요리를 좋아하는데 이경규는 여기에 ‘비린내’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해 셰프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그는 “닭의 비린내도 잡지 않고 꼭 살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실 요리사들은 음식의 비린내를 잡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쓰지만, 이경규의 요리를 만드는 이날 만큼은 달랐다. 샘킴은 고등어 파스타를 만들면서 마치 수산시장을 접시에 담은 듯 깊은 비린내를 선사했다.
역시 이경규의 바람대로 그가 만든 ‘면들에게 물어봐’가 이연복 셰프가 만든 ‘복면닭호’를 꺾고 1승을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닭요리로 대결을 하게 된 셰프 이재훈과 유현수는 각각 ‘꼬꼬탕’과 ‘외할머니 집으로 이경규가 간다’라는 이름의 요리를 내놓았는데 유 셰프의 ‘외할머니~’가 비린내를 완벽하게 잡아 패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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