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시국’ 위기의 LG, 저력 발휘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11 05: 46

LG가 갖은 악재에 울고 있다. 가뜩이나 떨어지는 성적에 음주운전 이슈가 터졌고, 여기에 에이스는 당분간 자리를 비운다. 모두가 위기라고 말할 때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야 5강 자격도 생긴다.
LG는 10일 세 가지의 ‘비보’를 알렸다. 음주운전으로 입건된 좌완 불펜 윤지웅에게 잔여시즌 출전정지 및 벌금 1000만 원이라는 자체 징계를 내렸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4주 정도 결장한다. 이어 토종 에이스라고 볼 수 있는 차우찬도 팔꿈치 피로가 누적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차우찬이야 단순한 피로 누적으로 후반기에는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정도 거르는 수준이다. 그러나 허프와 윤지웅의 이탈 공백은 적지 않다. 마운드를 구상하는 양상문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질 전망이다.

올 시즌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던 허프는 시즌 10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LG 마운드의 대들보 몫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부상으로 8월 중순에야 복귀가 가능하다. 또한 햄스트링 부상은 재발 위험성이 높아 시즌 막판까지 긴장을 끈을 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윤지웅은 시즌 34경기에서 35이닝을 던지며 1승1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갔고 팀 왼손 불펜 전력의 한 축이었다. 4월 2일 1군에 올라온 뒤 한 번도 2군에 가지 않은 투수이기도 했다. 나름대로 LG 불펜에서 자신의 지분이 있었다는 의미다. 어쨌든 이 공백을 메우는 것도 LG의 과제로 떠올랐다.
일단 에이스가 빠졌으니 비상이 걸린 것은 당연하다. LG는 이미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도 발목 부상으로 6월 3일 이후 한 달 이상 결장 중이다. 타선의 힘이 빠진 가운데 성적도 시나브로 떨어졌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3~4위를 유지하던 LG는 6월 들어 서서히 그래프가 하락곡선을 그리더니 7월 2일에는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10일 현재 승률 5할로 6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히메네스와 허프가 차례로 돌아올 때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여기서 더 무너지면 8월 이후 만회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다행히 선발진은 시즌 초반 위기를 넘겼던 기억이 있다. 당시 쌓인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허프는 무릎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다. 5월 12일에야 첫 등판을 가졌다. 하지만 당시 허프가 없는 동안 LG의 성적은 좋았다. LG는 허프가 등록되기 전인 5월 11일까지 22승12패(.647)로 선전하며 리그 2위에 올라 있었다. 차우찬 소사 류제국 등 기존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했고 임찬규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허프 공백의 아쉬움을 달랬다. 5월 11일까지 LG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03으로 KIA(3.04)를 근소한 차이로 제친 리그 1위였다.
불펜도 시즌 내내 분투를 거듭하고 있다. 마무리였던 임정우가 없는 상황에서도 이뤄낸 성과였다. 임정우는 어깨 통증으로 올 시즌 아직 1·2군 등판 기록이 단 한 번도 없다. 당초 6월이 오기 전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여겼으나 지금도 실전 투구가 없다. 그럼에도 LG 불펜은 험난한 길을 잘 헤쳐 나왔다. LG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4.38로 NC(4.13)에 이은 리그 2위다.
LG는 기본적으로 투수력이 좋은 팀이다. 몇몇 괜찮은 유망주들이 있는 덕에 투수진의 깊이도 리그 평균보다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프가 빠졌지만 선발진은 나름대로 탄탄하다. 히메네스가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이거나, 혹은 그를 대체할 새 외인 타자를 찾는다면 타선 또한 지금보다는 나은 파괴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는 가운데 LG 마운드가 저력과 건재를 과시할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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