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커피 한잔①] 민진기 PD "'써클' 작가들=천재, 종신계약 맺고파"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7.11 09: 00

"어렵고 생소한 장르물 즐겨주셔서 감사해요"
지난달 말 안방을 떠난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 민진기 PD의 종영 소감이다. 국내 최초 SF 추적극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6주간 멋지게 작품을 마쳤고, 신 장르물 드라마 개척이라는 새 역사를 쓴 그를 OSEN이 만났다.  
◆"'써클' 제 점수는요?"

사실 '써클'은 tvN 내부에서 누군가 쉽사리 나서서 맡겠다고 한 작품이 아니었다. 생소한 장르물에 다소 어려운 구성에 따른 위험부담이 컸기 때문. 하지만 민진기 PD는 의미 있는 도전을 하기로 했다. 잘해도 본전이고 잘못하면 연출로서 데미지가 큰 작품인데도 말이다. 
"김석현 상무님이 SF 장르를 해 보자고 하셨고 시놉시스가 너무 재밌더라고요. 하지만 섣불리 하겠다고 나서는 PD가 없었죠. 의미 있는 도전이라 한 번 해 보자 싶어서 제가 나섰어요. 물론 첫 정극 연출에 어렵다는 SF 장르물이었지만 도전하기로 정면돌파 했을 때 큰 희열을 느낀다는 걸 아니까 질렀어요. '푸른거탑'처럼 위험부담이 따르는 작품이 사실 더 재밌거든요."
"작품을 마친 후 만족도는 90점이에요. 10점이 깎인 건 미술과 CG 부분이 아쉬운 거죠. 연출 입장에선 CG가 조금 더 잘 나왔더라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 아쉬움 자체가 드라마 환경을 대변하는 부분이고 개선해야 하는 대목이에요. 제작비와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거든요. 그래도 매회 CG가 채워졌으니 가능성은 확인된 것 아닐까요."
◆"'써클' 작가님들, 종신계약 어때요"
'써클'은 2017년 미지의 존재로 인해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쫓는 '파트1: 베타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 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했다. 타임슬립이 아닌 두 이야기를 한 회에 담으며 결과적으로는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한 더블트랙 구성이다. 
"기획안이나 시놉시즈 자체는 쉽지 않다는 얘기가 많았어요. 하지만 소재, 형식 모두 신선한 기획이었죠. 그래서 배우 캐스팅이 중요했어요. 연기가 검증된 배우들로 섭외했죠.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낼 수 있는 배우들 말이에요. 여러 배우를 포진해서 캐릭터를 보는 맛으로 구성했답니다."
"김진희, 유혜미, 류문상, 박은미 작가들은 정말 천재 같아요. 신인인데 집필 전 치열하게 토론하고 합의 하에 나눠서 쓰고 그걸 다시 수합해서 완벽한 결과물을 냈죠. 기존의 작가진이 하지 않은 할리우드 시스템이에요. 경력은 기성작가들에 비해 짧지만 치열하게 구성을 잘해줬어요. 구성 안에서 빈틈 없는 반전 포인트를 잘 짚어줬고요. tvN이랑 종신계약 하자고 했을 정도라니까요(웃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가능성 많은 작가들이에요."
◆"'써클' 김준혁, 무조건 김강우"
2017년은 김우진(여진구 분), 한정연(공승연 분), 김범균(안우연 분), 박민영(정인선 분)이 주로 이끌었다. 박동건(한상진 분), 김규철(김중기 분), 한용우(송영규 분), 이선배(신주환 분)도 핵심 캐릭터였다. 2037년은 김준혁(김강우 분), 이호수(이기광 분)를 비롯해 2017년에서 이어진 캐릭터들이 정체를 숨긴 채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당겼다. 연기 구멍이 전혀 없었다는 게 '써클'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가장 먼저 캐스팅한 건 김강우예요. 김준혁으로 오로지 김강우만 떠올렸고 1달간 대답을 기다렸죠. 영화 '찌라시'를 보니까 김강우 배우가 김준혁 캐릭터랑 잘 맞는 것 같았거든요. 약간 능글능글 맞은 매력이 보였어요. 여진구와 공승연은 대본 리딩 직전에 캐스팅 됐죠. 신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니까요." 
"'써클'로 배우들이 다 잘 돼서 기뻐요. 촬영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거든요. 고마울 따름이죠."배우들간 호흡도 정말 좋았고요.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성격들이 아니라서 다 같이 즐겁게 찍었죠. 다들 자주 보자고 했어요. 종방연 때 분위기도 화기애애했어요. 여진구는 못 와서 영상통화까지 했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comet568@osen.co.kr
[사진] tvN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